김경일 파주시장이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해체를 강력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가운데 성매매 종사자들이 매주 화요일 진행되고 있는 파주시의 ‘행복한 길 걷기’ 행사를 차단하는가 하면 파주시청으로 몰려가 항의 집회를 열어 이를 막는 공무원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집결지 해체를 반대하는 시위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11일 아침, 파주읍 연풍리 성매매집결지가 일찍부터 시끄러웠다. 이날은 파주시가 시민들과 함께 집결지 골목을 누비는 행복한 길 걷기 행사를 하는 날이다. 집결지 종사자 100여 명이 비옷을 입고 ‘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를 부르며 걷기 행사 참가자들을 기다렸다. 파주경찰도 긴장감이 높아지자 여경을 집중 배치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용주골 옛 문화극장에서 걷기 행사 교육을 받은 참가자들이 집결지로 출발한다는 현지 경찰의 무전과 함께 여경들이 종사자 앞을 가로막았다. 종사자들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몸싸움이 벌어지고 종사자 두 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곧이어 100m 앞에 걷기 행사 참가자들이 보이자 종사자들은 더 거칠게 경찰을 밀어부쳤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걷기 행사 참가자들은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
성매매집결지 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대표 한 아무개) 회원들이 파주시청 앞으로 몰려가자고 했다. 업주들이 말리는 듯했으나 종사자들은 곧 파주시청에 도착했고, 파주시청 여직원들이 시장실이 있는 본청 현관 앞을 가로막았다. 종사자들은 현관 앞으로 몰려들고, 그 사이에 자작나무회 임원들은 여성가족과를 점거하기 위해 복지동 건물로 들어갔다.
그러나 여성가족과는 복지동 건물에 없었다. 파주시가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 시청 밖에 건물을 임대해 이전했기 때문이다. 복지동에서 나온 자작나무회 임원들이 별관으로 내달리자 파주경찰서 정보관이 앞질러 가 별관 문을 걸어잠갔다. 그러나 종사자들이 몰려들면서 여성가족과 사무실 앞에서 연좌농성이 벌어졌다. 여성가족과 사무실로 진입하려는 종사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파주시청 직원과 경찰이 뒤엉키면서 건물의 좁은 복도는 아수라장이 됐다.
그 사이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던 종사자들이 별관 앞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경찰이 불법을 경고하며 해산을 촉구했다. 경찰과 파주시청 직원의 저지에 여성가족과 사무실 문이 열리지 않자 종사자 3명이 옷을 벗어던져 속옷 시위를 벌였다. 파주경찰서 류인화 경비과장이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모두 연행하겠다는 마지막 경고를 했다. 자작나무회 지도부가 종사자들에게 ‘우리가 상대할 사람은 경찰이 아니라 김경일 시장’이라며 집회 장소로 이동할 것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이날 종사자와 청소 노동자 등 8명이 다쳐 119 구급차로 후송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시위대와 경찰, 시청 직원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된 이 시간에 김경일 시장은 파주시청에 없었다. 의정부 신한대학교에 ‘명예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으러 갔던 것이다. 그러나 김 시장은 신한대학교에 다녀온 오후 2시께에도 귀청하지 않고 금촌의 한 카페에서 지인들과 차를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장 비서실이 이러한 긴급 상황을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을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별관에서 철수한 종사자들은 본청 건물에서 김진기 부시장을 면담한 후 집회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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