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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상

[영상에세이] 검산동 뱁새와 파주시장


뱁새가 검산동 황금들녁 산책길 옆 돼지풀에 둥지를 틀었다. 네 개의 알 중 세 마리가 태어났다. 어미 뱁새는 막둥이 알을 아무리 품어보지만 깨어날 생각을 안 한다. 먼저 태어난 새끼가 쑥쑥 커 입을 벌린다.


 금촌3동사무소에서 돼지풀 제거 작업을 나왔다. 예초기 소리가 돼지풀을 뒤흔들고 놀란 뱁새가 다급한 소리를 내며 가슴으로 둥지를 감싼다. 이때 산책로 풀을 뽑던 검산동 이영애 통장이 돼지풀 제거 작업을 중단시키고 울타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뱁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창우 동장도 “이곳에 뱁새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어린 뱁새가 자라서 날아갈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울타리에 붙였다.


 검산동 주민들의 관심 속에 뱁새 막내도 깨어났다. 뱁새 부부가 정신없이 먹이를 물어다 나르는 사이 새끼들의 몸집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다. 파주시장도 주민들의 따뜻한 정성에 촘촘한 일정을 조절해 뱁새 가족을 만나기로 했다. 그날이 8월 26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날 아침. 산책길 ‘암헌로’가 뱁새 울음소리에 시끄럽다.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보니 둥지에 돼지풀을 휘감은 뱀이 머리를 박고 있다. 그렇게 뱁새 새끼는 눈도 뜨지 못한 채 뱀의 먹이가 되었다. 새끼를 잃은 뱁새 부부의 울음소리만이 들녘을 가득 메웠다. 파주시장 방문도 취소됐다.


 뱁새는 우리나라 텃새 중 가장 몸집이 작다. 뱁새와 관련된 여러 설도 있다. 대표적인 게 ‘뱁새눈’이다. 눈이 작고 째진 듯 올라간 눈을 ‘뱁새눈’이라고 한다. 그리고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말도 있다.


 뱁새는 눈이 동그란 게 똘망똘망하다. 뱁새와 황새는 사는 곳이 달라 마주칠 일도 없고 쫓아다닐 일도 없다. 그럼에도 뱁새는 인간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표현된다. 뱁새 입장에서는 좀 억울한 일이다.


 뱁새 가족이 떠난 지 일주일 후 파주시장이 가정폭력 소문에 휩싸였다. 시장은 가정폭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슴 아픈 가정사를 모두 말하기 어려운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이지만 제 가족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고난의 십자가를 담대히 지고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새끼를 잃은 뱁새 부부의 애통한 마음이 ‘가슴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지 못하고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는 말만 되뇌일 수밖에 없는 파주시장의 마음과 닮아 있는 것은 아닌지... 뱁새 새끼의 죽음을 접한 파주시장은 “비정한 야생의 세계 마음이 정말 짠하네요.”라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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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파리 이야기에 유명인과 술집이 그렇게 중요한가? 1960년대 파평면 장파리 현대사를 얘기하다 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가수 조용필이다. 조용필이 고등학교 때 장파리로 가출해 미군 클럽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다는 것이다. 그 클럽은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에 나오는 ‘라스트 찬스’이다. ‘라스트 찬스’ 이름의 진실은 지난 호에서 언급했으므로 생략한다. 파주바른신문은 2021년 5월 한겨레신문과 함께 조용필 씨가 파평면 장파리 미군 클럽에서 노래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조용필 씨 매니저를 접촉했다. 그런데 매니저는 공식적으로 얘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겨레도 흑역사로 치부될 수 있는 과거를 뚜렷한 사실관계 없이 지역이나 특정 목적 홍보에 이용하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 얘기는 조용필 씨와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술자리 정도에서나 나눌 얘기라고 덧붙였다.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는 가수 조용필 씨가 ‘라스트 찬스’에서 노래를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마을이야기에 왜 술집과 유명인들을 앞세우는지 알 수 없다. 조용필 씨가 장파리에서 노래를 했든 안 했든 그것이 왜 마을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걸까?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본격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