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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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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그냥 앉아서 죽을 순 없잖아요.

12월 23일 밤 대추벌 성노동자 싱글맘이 운정행정복지센터 옆 산등성이 길을 따라 우산도 없이 걷고 있다. 싱글맘은 체육공원 가로등 아래 핸드폰 내비를 확인한다. 고개를 갸웃거리길 수차례 반복하며 공원 끝자락에 멈춰 선다. 저 멀리 운정신도시 아파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길을 잘못들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얼어붙은 산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간 싱글맘이 한 아파트로 들어간다. 싱글맘은 두 아들이 있다. 대학 재학 중 지원 입대했다. 제대 후 학업을 계속하려면 돈을 벌어놔야 한다고 했다. 이것저것 가릴 형편이 아니라고 했다. “아파트는 정말 목숨 걸고 가는 거예요. 집결지는 그래도 지켜주는 사람들이 많아 안정적이지만 아파트는 단둘이 있는 거라 아무리 오래된 단골손님이라도 불안하죠. 그래도 그냥 앉아서 죽을 순 없잖아요.” 싱글맘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선포에 항의하는 2023년 3월 23일 파주시청 집회에서 ‘우리를 주택가로 내몰지 말아라!’는 손피켓을 들었다. 강제로 내쫓으면 길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결국 그 손피켓이 현실이 됐다. 싱글맘은 아파트만 가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운정신도시의 즉석 성매매 ‘쓰리노(3NO)’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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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그래도 떡국은 나눠야죠.”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골목에 어둠이 깔리며 2025년 한 해가 저문다. 집결지 동쪽과 서쪽 길목에 경찰 승합차의 경광등이 사납게 졸고 있다. 깊은 골목으로 들어서니 손님을 기다리던 유리방 대기실이 짙은 커텐과 판넬로 막혀 있고, 발길 뜸한 골목을 뿌옇게 비추고 있는 와사등이 나이 먹은 전봇대에 기대어 힘겹게 서 있다. 순간 유리방 틈 사이로 웃음이 흘러나온다. 박수 소리도 들린다. 평소 안면이 있던 업소여서 문을 두드렸다. 와사등만큼 세월을 산 성노동자가 커텐을 제치고 빼꼼 내다보더니 반갑게 문을 열었다. 성노동자 대여섯 명이 모여 떡국을 나누고 있다. 손님과 여행을 떠났던 성노동자가 대전을 대표한다는 케이크를 사왔다.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했다는 성심당 케이크이다. 잠옷 차림의 두 여성은 평일에는 운정신도시와 인천 등 수도권에서 ‘오피’와 ‘쓰리노’ 등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단골손님과 지방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파주댁으로 불리는 여성도 금촌 시장 골목에 있는 선술집(니나노)에 나가거나 운정신도시 노래클럽과 ‘스웨디시(전신 맛사지)’ 업소에 나간다고 한다. ‘언니’라고 불리는 두 성노동자는 집결지에서 단골손님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가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