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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② 이화여대가 아니라 국방부로 갔어야지...


파평면 주민들과 서울의 시민단체가 수년간 집회와 시위를 벌이며 반환을 촉구한 스토리사격장은 1967년 한미행정협정 발효와 함께 19734월 미군 제2사단에 공여됐다. 이 사격장은 파주시 진동면 초리, 서곡리, 용산리 일대 215만 평에 걸쳐 있으며 둘레만도 11.5km나 된다. 남방한계선과는 1km 정도 떨어져 있다.

    

 미군 제2사단에 공여된 스토리사격장은 파평 주민들의 반환 시위가 절정에 오른 2002년 주한미제8군 소유로 넘어갔다. 8군은 그동안 무상으로 사용했던 사유지 매입 계획을 세우고 사격장 영농출입을 통제하며 11.5km의 울타리 공사를 시작했다.

    

 스토리사격장은 한국전쟁 때 두고 온 실향민의 땅이다. 박정희 정권은 이 땅을 미군에 공여했다. 전쟁이 끝나면 금방 돌아갈 마음으로 임진강 언저리에 머물렀던 피란민들은 자신의 땅이 미군에게 공여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주민들은 임진강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있는 다그마노스전차훈련장(175만 평)의 반환을 요구하며 미군 탱크의 훈련장 진입을 막았다. 서울의 녹색연합과 문화유산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훈련장 안에 있는 6,000여 평의 장자못과 호루고루성의 남쪽 성터, 그리고 조선시대 서예가 미수 허목 선생이 임진강 적벽에 남긴 전서체 등 문화유산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파평 주민들의 미군기지 반환 운동이 확산될 즈음인 2002년 경기북부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Land Partnership Plan)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파주 조리읍의 캠프 하우즈’, 광탄면의 캠프 스탠톤’, 월롱면의 캠프 에드워드’, 문산읍의 캠프 자이언트캠프 게리오웬’, 군내면의 캠프 그리브스’ ‘캠프 보니파스’, ‘프리덤 브리지’, ‘캠프 리버티벨등 미군기지와 4곳의 소규모 훈련장이 반환 대상에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인재 전 파주시장은 재임 시절 캠프 에드워드에 이화여대 유치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러나 이화여대는 20118월 땅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연구기관 파주 이전을 포기했다. 이인재 전 시장과 박정 위원장, 박찬일 시의원 등은 주민과 함께 서울 이화여대 앞으로 달려가 규탄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화여대 규탄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땅값 때문이라면 국방부를 찾아가 무상반환을 요구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폴리텍대학 유치 땅값 169억 원 국방부 대납은 추진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반환 미군공여지에 대한 정치인의 관심이 갑자기 높아지고 있다. 박찬일 의원은 지난 12월 파주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미군공여지 무상반환을 촉구했다. 내년 파주시장 선거 출마예상자 우춘환(70) 전 경기도의원도 언론 칼럼을 통해 무상반환을 주장했다. 우 전 의원은 파주시가 폴리텍대학 유치를 위해 땅값 169억 원을 국방부에 준 사례를 지적했다.

 

 그런데 주민들이 미군기지 반환을 요구하며 치열하게 싸울 당시, 정치인들은 왜 아무도 무상반환을 요구하지 않았을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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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사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페쇄를 위한 여행길 걷기 행사가 30일 진행됐다. 참가자 대부분이 공무원이다. 참가자와 집결지 종사자들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 기동대가 땡볕에 열을 지어 서 있다. 검은 옷에 모자를 눌러 쓴 성노동자와 여성단체 회원들도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모두 고생이다. 경찰 무전기로 용주골 문화극장에 모여 있던 여행길 참가자 소식이 들려온다. 80명이 이동했다는 연락이다. 경찰 기동대 발소리와 함께 성노동자와 업주들도 긴장하기 시작한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갈곡천 연풍교를 지나는 모습이 가림막 틈 사이로 보인다. 여행길 참가자들이 집결지 안으로 들어온다. 참가자들은 “김경일 파주시장 때문에 연풍리 1-3구역 재개발의 희망이 무산됐다.”라는 내용의 펼침막 20여 개가 걸려 있는 길을 따라 걷는다. 참가자들은 성노동자 대기실인 유리방을 힐끗힐끗 들여다본다. 한 참가자는 유리방 안에 있는 빨간색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에 앉아 있는 건가 봐.”라며 호기심에 찬 손짓을 한다. 갈곡천 콘크리트 제방과 집결지 건물 사이의 그늘막을 벗어나자 한 참가자가 양산을 꺼내 쓰고 성노동자들을 구경하듯 쳐다보며 걷는다. 그러자 한 여성단체 활동가가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