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파주시장이 행정력을 총동원해 파주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몰아부치자 집결지 여성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연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앞으로 들이닥칠 공권력에 대비하고 있다. 파주바른신문이 성매매집결지를 찾아 여성들의 입장을 들었다.
“파주시가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여기는 현재 재개발지역으로 어차피 우리는 건설조합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김경일 시장이 무슨 마음을 먹고 밀어부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스물일곱에 이곳에 와 어느덧 마흔두 살이 된 여성의 하소연이다. 이 여성은 “파주시가 우리의 인권을 걱정한다고요? 우리가 인권을 보호받아야 할 만큼 문제 있는 사람들인가요? 이제 별 수 없어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청 앞으로 가 거기서 죽을거예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대학 진학을 위해 혼자 생활을 했던 마흔한 살 여성은 “전에도 성매매 단속이 있었어요. 저는 4년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어떤 직장에 취업을 했는데 역시 고아라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내가 스스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런 데다가 조직을 공정하게 지휘해야 할 직장 상사의 음탕한 시선은 내가 피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죠.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이 공간이 안전지대이고 피난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나가라고 하면 내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겠어요? 그건 죽음뿐이에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른한 살 한 여성은 비교적 차분하게 자신의 집결지 생활을 얘기하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코로나 때문에 일을 못 했어요. 파주시에서 나와서 두 사람 이상 접촉을 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우리 일이 알다시피 두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둘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면 그냥 문 닫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래도 공무원 말을 들어야 하는 게 맞을 것 같아 이제까지 정말 일을 못하다가 조금 완화가 돼서 일을 하려니까 파주시가 올해 안에 폐쇄를 시키겠다는 거예요. 저는 돈을 벌어야 해요. 언니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 내가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우리 가족 모두 내가 성매매 하는 거 다 알아요.” 사연을 듣고 있던 40대 여성 두 명도 손을 잡아주며 함께 울었다.
강원도가 고향이라는 40대 여성은 인터뷰 중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야. 왜 빨리 전화를 안 받아?… 응, 텔레비전 보고 있었다고? 잘 지내고 있지? 몸은 괜찮고? 응, 나야 잘 지내고 있지. 엄마는 아픈 데 없어? …응, 엄마 걱정하지 말고 밥 꼭 챙겨 먹어. 응, 알았어. 또 전화할게…”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마친 이 여성은 “사람들은 우리가 여기 집결지에서 감금당한 채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건 옛날 얘기예요. 여기 있는 여성들 모두 핸드폰이 있는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그냥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파주시가 무슨 우리의 인권을 걱정한다며 여기를 폐쇄한다는 거예요. 여기는 우리에게 안전지대예요. 여기서 나가게 되면 또 오피스텔이나 노래방 등 조건만남을 하게 돼요. 그러다 못된 사람 만나면 두들겨 맞거나 살인도 당할 수 있어요. 조건만남은 단 둘이 만나는 것이라서 항상 위험한 상황이 있거든요. 그래도 여기 집결지는 나를 보호해주는 오빠들이 있잖아요… 그러니 이 집결지를 나가려고 하겠어요?”라고 말했다.
파주바른신문은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관련 집결지 여성들의 사연과 입장, 그리고 취재진이 입수한 80여 명의 여성이 작성한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따른 의견서와 파주시의회에 청원서 제출 등을 5 회에 걸쳐 보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