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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취재수첩] 누가 누구의 명예를 말하는가?

파주시의회 도시산업위원회 이혜정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제254회 임시회에 제출됐다. 위원장 해임을 촉구하는 불신임안은 국민의힘 박신성 의원이 주도했다. 의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다. 이혜정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박신성 의원은 해임 사유에 대해 ‘동료 의원과 집행부와의 갈등에 따른 리더십 부족, 집행부 공무원에 대한 고압적 언행, 공식석상에서 비례대표 신분과 관련된 감정 표출, 공직사회와의 불협화음’ 등을 주장했다.
 
 불신임 사유가 대체로 파주시의회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할 파주시 집행부 공무원과 일부 동료의원에 대한 언행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런데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집행부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큰소리로 질책하는 일은 정치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안건에는 비례대표와 관련된 내용도 언급되고 있다. 이혜정 위원장이 ‘비례대표’ 호칭을 듣고 격한 감정을 표출하며 고성을 지르고 난동을 부렸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굳이 ‘이혜정 비례대표’라고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 폄훼와 모욕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위원장’ 직함을 붙이고 싶지 않다면 ‘이혜정 의원’으로 호칭하면 될 일이다. 선출직이라고 해서 ‘박신성 지역구 의원’이라고 부르는 건 아니지 않은가?



 탄핵을 주도한 박신성 의원은 운정3동에서 무투표 당선됐다. 두 명을 뽑는데 국민의힘 박신성 후보와 민주당 손성익 후보만 등록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박신성 무투표 의원’이라고 부른다면 박 의원은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상대를 폄훼하기 위해서 일부러 ‘비례대표 의원’으로 불렀다면 오히려 그것이 상대의 명예를 훼손한 것 아닌가 싶다.
 
 박신성 의원은 또 공무원들에 대한 고압적 언행도 문제 삼고 있다. 이 주장대로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탄핵감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집행부를 여러 방법으로 압박하는 것은 정치적 기술이다. 특히 초선 의원일수록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자료를 많이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신성 의원은 다른 동료의원들이 20여 건의 조례를 제정하는 동안 단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일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현재 사회복지시설 ‘박애재단 공경의집’ 부원장을 맡고 있다. 보수를 받는 겸직이다. 그래서 그런지 박 의원은 2년이 넘도록 상임위 등 회의에서 다른 의원들에 비해 질문이 거의 없다. 박 의원은 파주시의 사회복지 행정을 견제 감시하는 자치행정위원회 위원장이다. 자칫 이해충돌 시비도 일어날 수 있다. 시민을 대변하라고 시의회로 보냈는데 시민들의 바람을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시민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 아닌가? 시의원은 집행부에 대해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니, 오히려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제8대 파주시의회에서는 정파 싸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김경일 시장의 반시민적 행정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그렇지 않은 의원들로 나누어져 있는 형국이다. 이른바 친김과 반김이다. 동료의원과의 언쟁이든 집행부와의 갈등이든 손뼉도 부딪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 일방적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 반김 쪽에 서 있는 이혜정 의원을 제거하려는 배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일이다.
 
 도시산업위원회 이혜정 위원장은 “명확한 법적 근거조차 없는 불신임안이 상정돼 시민들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에 집중해야 할 소중한 시간에 우리 의회의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음에 분노를 느낀다. 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감정적인 대립과 정치적 공방이 계속된다면 결국 모든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지금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 한 번 더 성찰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의회가 감정적으로 서로를 끌어내리는 정치를 중단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2013년 6월 제5대 파주시의회 민주당 소속 임현주 의원이 제명됐다. 파주지역 경기도의원의 사생활을 언급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본회의장에서 제명에 반대하는 동료의원의 분신 소동도 있었다. 대법원에서 임 의원의 제명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임기가 끝난 후였다. 11년 만에 제8대 파주시의회는 이혜정 도시산업위원장의 해임안 처리를 맞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평가받는 시의원이 일부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제2의 임현주가 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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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파리 이야기에 유명인과 술집이 그렇게 중요한가? 1960년대 파평면 장파리 현대사를 얘기하다 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가수 조용필이다. 조용필이 고등학교 때 장파리로 가출해 미군 클럽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다는 것이다. 그 클럽은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에 나오는 ‘라스트 찬스’이다. ‘라스트 찬스’ 이름의 진실은 지난 호에서 언급했으므로 생략한다. 파주바른신문은 2021년 5월 한겨레신문과 함께 조용필 씨가 파평면 장파리 미군 클럽에서 노래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조용필 씨 매니저를 접촉했다. 그런데 매니저는 공식적으로 얘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겨레도 흑역사로 치부될 수 있는 과거를 뚜렷한 사실관계 없이 지역이나 특정 목적 홍보에 이용하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 얘기는 조용필 씨와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술자리 정도에서나 나눌 얘기라고 덧붙였다.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는 가수 조용필 씨가 ‘라스트 찬스’에서 노래를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마을이야기에 왜 술집과 유명인들을 앞세우는지 알 수 없다. 조용필 씨가 장파리에서 노래를 했든 안 했든 그것이 왜 마을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걸까?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본격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