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진이야기

[사진이야기] 행정대집행과 따붙이기 언론

사진은 지난 11월 28일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홀박스(대기실) 유리문에 머리를 박고 파주시의 행정대집행에 저항하는 성노동자 모습이다. 이 성노동자는 용역업체 철거반이 그라인더로 문틀을 잘라내는 내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라인더의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틀이 심하게 흔들려도 유리에 밀착된 성노동자의 이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유리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붙여놓은 주황색 테이프 사이로 비친 눈가에는 땀처럼 보이는 눈물이 서려 있었다.

 대기실 문짝 네 개를 들어내기 위해 철거업체 직원, 경찰, 공무원 등 수십여 명이 골목을 에워쌌다. 이날 행정대집행 건물 중 대기실만 무허가 시설이었다. 대기실 바닥에 앉아 저항하는 너덧 명의 성노동자는 대기실과 문틀 사이가 조금씩 벌어지는 공포감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라인더 소리가 멈추고 문틀이 통째로 들어올려지자 유리에 이마를 밀착하고 있던 성노동자가 “이 추운 겨울에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거예요?”라며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곧이어 행정대집행 철거반 중 한 명이 누구의 지시인지 다른 동료에게 “전기를 끊어버려..”라고 명령했다. 성노동자들은 전기가 무허가냐고 항의했다.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 최대 규모 행정대집행’이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자료를 냈다. 용역업체 직원 260명, 공무원 20명, 경찰과 소방서 인원 등 총 636명이 동원돼 위반 건축물 총 14개 동 중 영업공간으로 사용하는 대기실 등 9개 동에 대해 부분 철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업주가 흉기를 들고 경찰에 맞섰다고 덧붙였다.




 언론은 이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따붙여 보도했다.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의 행정대집행 기간 중 지역언론 기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JTBC, KBS, MBN 등 중앙언론은 밀착취재팀을 구성해 4일간 취재 보도했다. 현장 취재를 하지 않고도 마치 사실을 보도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따붙이기’ 언론의 모습을 보면서 행정대집행을 받아야 하는 집단이 누구인지 생각해본다.




  중앙언론과 함께 파주시의 행정대집행을 4일 동안 밀착 취재한 파주바른신문은 현장의 생생한 사진을 독자들에게 5회에 걸쳐 보도할 예정이다.




 



오늘의영상





[취재수첩] 중국 방문 계획은 왜 알리지 않을까? 파주바른신문이 ‘김경일 시장 해외 출장에 시의회 반발’이라는 보도를 한 지 하룻만에 파주시가 12일 김경일 시장의 폴란드 출장 계획을 언론에 배포했다. 김 시장을 비롯 공무원 11명이 6월 19일 출국해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시를 방문 기업, 청소년, 문화, 행정 등 우호도시 제휴의향서를 체결한다는 내용이다. 언론보도자료에 따르면, 비아위스토크시가 지난해 11월 파주시에 자매결연 제안을 했고, 올해 1월에도 파주시장을 행사에 초청하는 등 수개월 동안 실무 교류를 통해 일정을 조율했다며 외유가 아니라는 점을 굳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파주시의 주장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방문 계획을 세웠다면 왜 하필 파주시의회 정례회 기간에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했어야 한다.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함께 동행할 시의원을 추천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내는 것은 무례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언론보도자료에는 중국 방문 소식이 전혀 없다. 파주시는 6월 11일부터 3일간 중국 라오닝성 국제 우호도시 무역대회에 참석한다며 동행할 시의원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보도자료에 중국 방문은 빼고 폴란드만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파주바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