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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공론화’는 행정기관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들러리 공간”

한국공론포럼 박태순 상임대표가 8월 29일 연풍리 성매매집결지를 찾았다. 박 상임대표는 성매매집결지 안에 있는 술이홀여성인권센터(센터장 윤숙희) 자문위원회의에 참석해 “성매매집결지가 파주지역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현안일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그 얘기를 좀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아 파주를 방문하게 됐습니다.”라고 인사한 후,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대한 자치단체의 공론화가 허구에 불과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 상임대표는  “우리는 ‘공론화’와 ‘공론장’을 구분해서 쓴다. 권력기관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형성하는 공간이 대개 ‘공론화’이다. 그런 경우는 논의 주제와 논의 구성, 그리고 논의 절차를 실제로 당사자인 주민과 이해관계자들이 만들어낼 수 없다. 그 모든 걸 행정기관이나 권력기관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게 되고 주민들은 대부분 거기에 들러리를 서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민주주의’라고 하는 딱지를 붙여서 정책 결정에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대부분 사용한다.”라며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시청 이전 등 첨예한 문제는 전문가만 참여하는 ‘공론화’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모든 이해관계인이 참여하는 ‘시민공론장’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상임대표는 최근 의정부시의 첨예한 현안이었던 소각장문제를 시민공론장으로 이끌어내 해결하는 등 시민권력의 가치를 실현하기도 했다.



 이날 술이홀여성인권센터 자문위원회의에서는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해체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 경기도의원을 지낸 임우영 자문위원은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 해체와 관련 이해당사자를 비롯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다거나 의견수렴을 거쳤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단지 자치단체장의 성과만을 위한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는 여론이 높은 게 사실이다. 말로는 여성인권을 얘기하면서 이곳(집결지)에 파주시민이 아무도 없다는 단편적인 본인의 소견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은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무용지물이다. 성매매집결지가 없어지는 제일 좋은 방법은 도시재개발이다. 마침 이곳(집결지)이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파주시가 조금 기다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정책의 우선순위로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것이었다면 김경일 시장이 경기도의원이었을 당시 자신의 지역구 안에 있는 성매매집결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공약으로 발표했어야 했다. 그래서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주시의회 의원인 최창호 자문위원도 “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도 해체하는 데 7년이 걸렸다. 그럼에도 김경일 파주시장은 올해 안에 폐쇄하겠다고 공언했다. 집결지 사람들은 물론 시민사회와 아무런 의견수렴이나 소통도 하지 않고 그냥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정책의 기본은 소통이다. 여성인권을 얘기하면서 실질적으로 여기(집결지)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거의 대화가 없었다. 정책을 수행하는 공무원이나 시장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집행을 하기 때문에 시민과 부딪치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이곳(집결지)은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여기 사람들과 재개발조합이 협상을 해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하는데, 파주시가 시민 세금으로 불법건축물을 헐어 주겠다고 하면 우리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물론 파주시는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회계적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의견을 듣는 일이다. 집결지에는 파주시민이 한 명도 없다는 김경일 시장의 독특한 사고방식이 시민중심 행정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전문가를 모아놓고 하는 ‘공론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인이 모두 모여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시민공론장’을 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월롱면 의용소방대장 임규내 자문위원은 “뉴스를 보면 우리 사회에 성폭행이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공창제 논의를 공론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그걸(공창제) 얘기하면 선거 당락은 물론 정치적으로 매장이 될까 봐 말을 못 하는 것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여성인권을 위해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 얘기를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집결지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예전에는 고용주들이 인신매매와 납치를 통해서 성매매를 강요했는데 지금은 종사자와 업주가 동업자 형태라고 한다. 그렇게 볼 때 성매매특별법의 핵심이 별 효력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세금을 내고 영업하는 공창제 도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이 인신매매 시대인 60~70년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민공론장’을 통해 드러나면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평택 미군기지와 매향리 미군폭격장 반대 싸움을 승리로 이끈 김용한 자문위원은 “행정대집행의 ‘대’자는 용역업체가 집행을 대신해준다는 뜻이다. 나는 그런 현장의 경험을 많이 했다. 행정대집행을 할 때 공권력이 가장 흔하게 그리고 자주 쓰는 방법이 주민 간 이간질이다. 우선 개개인의 약점을 잡아 본인은 물론 가족과 그 지인들을 협박한다. 그러면 공권력이 원하는 방식에 도장을 찍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마을은 분열에 휩싸인다. 아마 여기(집결지)도 벌써 그런 분열 공작이 시작됐을 것이다. 이를테면 단속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이나 건물을 부수겠다는 행정당국에 협조하는 그런 사람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기네들끼리 막 싸우게 만들고, 그다음에 벌건 대낮에 이미 공권력에 포섭된 사람들의 건물부터 포크레인을 동원해 때려부수게 된다. 그러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서 제 발로 걸어나가거나 다른 지역에서 도와주러 온 사람들도 겁이 나서 못 도와주게 된다. 그래서 주민들이 공권력의 분열 획책을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가가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관건이 된다. 지금 이곳 성매매집결지 문제는 ‘시민공론장’ 전문가인 ‘한국공론포럼’ 박태순 상임대표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태순 상임대표는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해체 문제는 다른 집결지와 조금 다른 것 같다. 미군 기지촌 형성 과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고, 국가와 자치단체의 책임도 거론돼야 할 것 같다. 특히 성매매집결지와 용주골 지역사회의 경제적 카르텔이 중요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공론장 설계와 의제를 정해야 한다. 앞으로 이해관계인들과 몇 차례 더 만난 후 파주시에도 제안을 해 ‘시민공론장’을 열어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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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시장의 용주골과 대추벌의 경계 “김경일 시장이 여기 대추벌(성매매집결지)을 없앤다고 전국에 소문을 내는 바람에 아이들은 물론 주민들이 연풍리에서 살 수 없다고 합니다. 특히 결혼을 한 아들 며느리가 시댁에 오는 게 너무 민망하다고 합니다. 집결지 단속을 하려면 그 안에 들어가서 해야지 입구 골목마다 경광등과 남부끄러운 문구의 현수막을 달아놓으면 우리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이건 연풍리 주민들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입니다.” 지난 11일 ‘연풍지역활성화대책위’ 발족식에서 나온 말이다. 주민들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단속 방식을 비판했다. 그리고 용주골이 성매매지역으로 다시 소환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과 대책을 호소했다. 대추벌과 용주골은 과연 우리 현대사에서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을까.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진 용주골은 미군 기지촌이 들어섰던 연풍1리이고, 마을 주민들이 부르는 대추벌은 연풍2리이다. 용주골은 농업 중심의 집성촌에서 전후 미군기지에 의존하는 성매매 중심의 상업공간으로 변모했으나 1970년대 초반 미군기지의 이전과 함께 지속적인 쇠퇴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전 용주골은 성가, 조가, 박가, 윤가 등 네 개의 성이 집성촌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