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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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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리가 아무 써먹을 데 없는 고물이라도...”

현장사진연구소 이용남 사진가의 ‘리비교 가는 길’ 사진집이 출간된다. 이 사진집은 한국전쟁에 참가한 미군이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1953년 7월 4일 임진강에 건설한 리비교를 파주시가 새로운 다리 건설을 위해 철거하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리비교 주변 마을에서 1955년 출생한 사진가는 너댓 살 때 임진강 건너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리비교를 건넌 기억과 미군병사였던 아버지를 찾으러 미국으로 떠나는 흑인 혼혈 친구와 리비교 아래에서 밤을 지새운 기억을 작업노트에 떠올렸다. 이 사진집에는 동화작가로 유명한 장경선 작가의 글이 실렸으며, 여현미 선생이 디자인을 맡아 파주 교하에 있는 구름바다출판사(대표 박인애)에서 출간된다. 아래는 사진집에 실린 이용남 사진가의 서문이다. 작가의 글 한국전쟁 당시 남쪽 임진강에 군수물자 수송을 위한 교량 11개가 세워졌다. 정전협정 이후 크고 작은 다리는 모두 없어지고 파평면 장파리의 ‘리비교’만 남았다. 1953년 7월 4일 주한미군이 건설한 ‘리비교’는 피란민, 농민, 군인, 미군클럽 종사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건너다녔다. 나의 고향은 파평면 ‘아랫장마루’다. 우리 집 사랑방에는 내 또래의 흑인 혼혈 아이와 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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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그냥 앉아서 죽을 순 없잖아요. 12월 23일 밤 대추벌 성노동자 싱글맘이 운정행정복지센터 옆 산등성이 길을 따라 우산도 없이 걷고 있다. 싱글맘은 체육공원 가로등 아래 핸드폰 내비를 확인한다. 고개를 갸웃거리길 수차례 반복하며 공원 끝자락에 멈춰 선다. 저 멀리 운정신도시 아파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길을 잘못들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얼어붙은 산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간 싱글맘이 한 아파트로 들어간다. 싱글맘은 두 아들이 있다. 대학 재학 중 지원 입대했다. 제대 후 학업을 계속하려면 돈을 벌어놔야 한다고 했다. 이것저것 가릴 형편이 아니라고 했다. “아파트는 정말 목숨 걸고 가는 거예요. 집결지는 그래도 지켜주는 사람들이 많아 안정적이지만 아파트는 단둘이 있는 거라 아무리 오래된 단골손님이라도 불안하죠. 그래도 그냥 앉아서 죽을 순 없잖아요.” 싱글맘은 파주시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선포에 항의하는 2023년 3월 23일 파주시청 집회에서 ‘우리를 주택가로 내몰지 말아라!’는 손피켓을 들었다. 강제로 내쫓으면 길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경고였다. 결국 그 손피켓이 현실이 됐다. 싱글맘은 아파트만 가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운정신도시의 즉석 성매매 ‘쓰리노(3NO)’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