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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준하 시비 파주로 이전... “저도 그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25년 전 장준하 선생 시비가 우리 마을로 들어오는 것에 사실상 찬성하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시골에 살고 있어도 장준하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가져온 걸 뭐 얘기할 필요가 있겠나 싶어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기 산골짜기에 있는 것보다는 파주 분들의 말씀대로 후학을 위해 장준하 선생님 묘역으로 옮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강원도 동해시 이기리 마을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살고 있는 오화선(71) 전 이장이 마을을 찾은 장준하시비이전위원회회원들에게 한 말이다.

 

 지난 1118장준하시비이전위원회(위원장 이경형)’ 회원 10여 명은 30년 전 파주 장곡리 검문소 옆에서 동해시 이기리로 옮겨진 장준하 선생 시비와 새긴돌을 찾아나섰다. 이 마을 오화선 전 이장은 자신이 이장을 맡았던 때인 1994년께 시비와 새긴돌이 마을로 들어왔다고 기억한다.

 

 해병대원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오화선 전 이장은 당시 트럭에 실려 온 시비와 새긴돌에 장준하 선생의 이력이 있었는데, 선생이 어떤 인물인지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 장준하 선생을 독립운동가보다는 국가 안보와 배치되는 인물로 여긴 오화선 전 이장은 당시 이미 마을에 들어온 것을 반대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세월이 수십여 년 지나 지금도 마을에 있는 장준하 시비가 썩 달갑지는 않다. 그런데 이렇게 파주 분들이 이 먼 곳까지 시비를 찾으러 온 것을 보면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장준하 선생 묘소로 옮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형 위원장은 그동안 이기리 마을에서 민족지도자 장준하 선생의 시비를 잘 관리해줘서 장 선생을 숭모하는 파주 시민을 대신해 고마움을 전한다. 이 시비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장준하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민주화 동지들, 63동지회, 당시 야당지도자이셨던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등이 성금을 내 만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비를 함부로 무슨 물건처럼 대하는 것보다는 후학들이 장준하 선생의 높은 뜻을 배울 수 있도록 파주의 장준하 공원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그에 앞서 먼저 시비를 지켜 준 주민들께 감사를 드리러 온 것이다.”라며 오화선 전 이장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장준하 선생 시비가 있는 곳은 지난 8월과 10월 방문했을 때 풀이 무성했던 것과는 달리 말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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