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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양돈 두 달 만에 살처분... “정말 미칠 것 같아요”


파주 어유지리 아프리카돼지열병 살처분 농장. 돼지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곧이어 여성의 비명소리가 산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양돈농가에 울려퍼진다.

  

 “! 빼란 말이야. 모두 나가! 모두 나가란 말이야. 애들(돼지) 보내는 것도 억울한데 어디다가 묻겠다는 거야. 살처분을 랜더링인가 뭔가, 그런 걸로 하기로 했잖아. 근데 왜 이제 와서 FRP통에 매몰하겠다는 거야? 가뜩이나 애지중지 키운 쟤네들, 죽는 거 보기 싫어 잠깐 밖에 나가 있었는데, 그런 애들을 눈만 뜨면 보게 되는 농장 마당에 묻겠다는 거야?” 농장 여주인 허지은 씨가 거의 반실성한 사람처럼 오열하며 질식사시키기 위해 임시로 만든 돼지우리를 오가며 양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연신 두드렸다.

 

 어유지리 농장 살처분은 본래 소각 형태의 랜더링 방식이었다. 그런데 20여 마리 살처분 중 기계가 고장났다. 그래서 700마리를 농장 마당에 묻기로 했다. 살처분을 지켜볼 수 없어 잠깐 농장을 비웠던 농장 주인은 매몰 연락을 받고 황급히 돌아와 매몰을 반대했다. 결국 마당에 쌓여 있던 돼지는 이날 밤 트럭에 실려 파평면 군용지로 옮겨졌다.

 

 “저희는 돼지 키운 지 이제 두 달밖에 안 됐어요. 저길 보세요. 돼지우리 바닥에 똥도 없고 정말 깨끗하잖아요. 우리는 위탁농가예요. 그래서 살처분 보상은 사료회사에서 모두 다 가져갈 것이고, 우리는 관리비를 받아 살아야 하는데 돼지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정부가 그럼 생계보장을 책임져야 되는데, 오히려 기한 내에 살처분을 안 하면 형사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무슨 나라가 이래요. 병도 안 걸린 멀쩡한 돼지를 정부가 마구잡이로 가져가면서 어떻게 살게 해주겠다는 말 한 마디 없잖아요. 이런 마당에 미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파주시 한 관계자는 어유지리 농장은 랜더링 방식으로 살처분할 계획이었으나 기계가 고장나는 바람에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현재 파주에 랜더링 기계가 두 대 있으나 고장이 날 경우 수리를 위해 남쪽으로 내려가 고쳐야 하는데 이럴 경우 아무리 기계를 철저하게 소독을 한다 해도 남쪽에 전염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여서 랜더링 살처분에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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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파리 이야기에 유명인과 술집이 그렇게 중요한가? 1960년대 파평면 장파리 현대사를 얘기하다 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가수 조용필이다. 조용필이 고등학교 때 장파리로 가출해 미군 클럽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다는 것이다. 그 클럽은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에 나오는 ‘라스트 찬스’이다. ‘라스트 찬스’ 이름의 진실은 지난 호에서 언급했으므로 생략한다. 파주바른신문은 2021년 5월 한겨레신문과 함께 조용필 씨가 파평면 장파리 미군 클럽에서 노래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조용필 씨 매니저를 접촉했다. 그런데 매니저는 공식적으로 얘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겨레도 흑역사로 치부될 수 있는 과거를 뚜렷한 사실관계 없이 지역이나 특정 목적 홍보에 이용하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 얘기는 조용필 씨와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술자리 정도에서나 나눌 얘기라고 덧붙였다. 파주시가 발간한 ‘장파리 마을이야기’는 가수 조용필 씨가 ‘라스트 찬스’에서 노래를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마을이야기에 왜 술집과 유명인들을 앞세우는지 알 수 없다. 조용필 씨가 장파리에서 노래를 했든 안 했든 그것이 왜 마을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걸까?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본격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