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남하를 막기 위해 파주, 연천, 김포 등 접경지역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등 사실상 경기북부를 희생양으로 삼아 방역망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파주 양돈농가 농장주들이 국회를 찾아가 양돈산업 붕괴에 따른 대책을 호소했다.
대한한돈협회 파주시지부 이운상 지부장을 비롯 파주 최대 규모의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노하영 대표, 장기덕 농장주는 11일 대한한돈협회 중앙회 하태식 회장과 함께 국회를 찾아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조정식 의장, 윤후덕 국회의원(파주갑)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이운상 지부장은 “정부가 우리나라 양돈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파주지역 양돈을 다 살처분해 충청도 등 남쪽 돼지를 보호하려는 방역대를 설치하고 있다. 사실상 경기북부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정책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에 따른 폐휴업 보상 등 근본적인 보상책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대책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노하영 대표는 “정부는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 원인도 모르고, 치료약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무슨 근거로 재입식을 보장하겠다는 말인가? 그래서 우리는 파주를 국가적 방역 벨트로 묶어 모두 살처분한다면 정부가 사실상 양돈농가의 폐업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하게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윤후덕 의원은 “정부가 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살처분 돼지를 킬로그램 당 얼마로 따져 수매해주면 그 돈으로 평당 200만 원에서 300만 원씩 투자된 농장의 시설비까지 다 정리가 될 것이라는 가상을 하는 것 같다. 투자비를 거둬들이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의문이다.”라며 양돈농가의 입장을 물었다.
조정식 정책위 의장은 “구제역 때는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있다가 재입식이 가능해 시설비 복구가 가능했는데 이번 같은 돼지열병은 사실상 재입식이 언제 될지도 모르고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2년 이상 소요된다고 보면 거의 폐업하는 수준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정부가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며 양돈농가의 의견을 수렴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우리 파주지역은 다섯 차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전국 확산 방지를 위해 12만 마리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거나 수매하는 등 극약 처방을 불가피하게 단행하게 됐다. 자식 같은 돼지를 살처분해야 하는 양돈농가의 아픔과 생계보장, 보상가 현실화, 향후 재입식 등 양돈산업 재개를 위해 파주시는 중앙정부와 경기도에 가축전염병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지원을 적극 건의하고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