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1.8℃
  • 흐림강릉 9.3℃
  • 흐림서울 12.6℃
  • 대전 16.8℃
  • 흐림대구 21.2℃
  • 흐림울산 20.2℃
  • 광주 17.9℃
  • 흐림부산 17.9℃
  • 흐림고창 15.5℃
  • 흐림제주 17.8℃
  • 맑음강화 8.7℃
  • 구름많음보은 17.2℃
  • 구름많음금산 18.1℃
  • 흐림강진군 17.7℃
  • 흐림경주시 20.5℃
  • 흐림거제 17.6℃
기상청 제공

지역소식

성노동자 인권침해 진정에 대한 파주시 입장문을 보며…

대추벌 성노동자모임 자작나무회가 18일 파주시의 강제 철거에 따른 인권침해를 호소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파주시는 곧바로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성매매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그런데 파주시가 입장문에서 언급한 2023년 국가인권위 발간 인권보도 참고 사례집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성매매 종사자나 여종업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성매매가 마치 합법적 직업인 것처럼 간주될 위험이 있어 성매매피해자 등으로 표현할 것을 권고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인권위 권고는 표현에 따라 성매매가 합법적 직업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는 것이지,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침해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2010년 설립된 유엔여성기구는 “성매매와 성노동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이다. 유엔의 역할은 모든 여성이 폭력, 학대, 착취, 차별, 낙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주거권 보장 없이 진행되는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철거에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당사자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성노동과 성매매 정책은 반드시 해당 개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2023년 1월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선포했다. 그리고 1년 안에 끝낼 것을 장담했다. 파주시는 입장문에서 2023년부터 1년 4개월 동안 성노동자를 13번 면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노동자들은 3년간 유예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대추벌 성노동자모임 자작나무회는 2023년 2월 초 파주시의회를 방문해 이성철 의장에게 청원서를 냈다. 이 의장은 적극적 검토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성철 의장은 청원서 접수를 회피하며 ‘청원서 접수가 적법하다’는 의견을 낸 변호사의 자문을 묵살하고 다시 8명의 변호사에게 의견을 구하는 등 결국 청원서를 불수리했다. 
 
 청원의 핵심은 ‘집결지 폐쇄를 3년간 유예해주면 자진해서 나가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현재 3년이 다가오고 있다. 파주시의회가 2023년 청원서를 접수했다면 지금처럼 건물을 사들여 철거하는 등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김경일 시장은 성산업 종사자들이 생존권을 호소하며 대화를 요구했으나 ‘불법하는 사람들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이렇게 단호한 입장을 보인 그 시기에 김 시장은 파주시가 소유하고 민간 업체가 위탁 운영하는 한 수영장에서 수영이 금지된 점검 시간에 홀로 황제수영을 해 국민권익위가 조사에 나서는 등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김경일 시장이 국가인권위에 제출된 성매매집결지 강제 철거에 따른 성노동자 인권침해 반박 입장문에서 아직도 불법을 언급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지적이다. 

 성노동자모임 자작나무회가 2023년 2월 파주시의회에 접수한 청원 내용은 아래와 같다. 
 
 최근 파주시가 올해 안에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겠다며 집결지 골목까지 거리 행진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움직임을 지척에서 바라보면서도 불법 성매매라는 그 올무에 갇혀 감히 항변 한번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 산업은 옛날처럼 업주들이 강제로 인신을 감금해 성매매를 시키는 그런 구조가 아닙니다. 사회적 부적응과 뒤틀린 가족 환경, 가난과 폭력 등의 여러 사연으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선택한 직업입니다. 저희는 지금 성노동자의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청원을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거의 경제생활이 마비된 지난 몇 년은 대출로 이어나가야 하는 지옥이었습니다. 이제 코로나가 완화돼 경제력을 회복해 나가는 상황에서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 선포는 정말 앞이 캄캄할 뿐입니다. 
 
 현재 우리가 있는 대추벌 성매매집결지는 2017년 재개발조합의 설립으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2,593세대가 들어서는 파주 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부지 안에 있습니다. 이러한 주변 환경으로 결국 성매매집결지 건물과 토지가 수용돼 자연스레 정비가 되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 갑자기 파주시가 공권력을 내세워 물리적 충돌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코로나는 성 산업에 직격탄이었습니다. 그 몇 년간 우리가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그렇다고 가족한테 매달 보내야 하는 생활비는 거를 수 없는 것이고 그래서 돈을 빌려 쓰고 이제 그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가려고 하는 이런 마당에 공권력이 우리를 사지로 몰아내면 우리더러 어떻게 살라는 말씀입니까? 도대체 우리가 어떤 결심을 해야 하겠습니까? 
 
 이성철 의장님, 그리고 윤희정, 오창식, 목진혁, 박은주, 손형배, 최창호, 박대성, 최유각, 이익선, 손성익, 박신성, 이정은, 이혜정, 이진아 의원님.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파주시의 물리력보다 파주시 행정력을 총동원해 재개발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그것이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요? 
 
 성매매집결지 폐쇄 소식이 들렸을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종사자 모임인 자작나무회 회원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성매매집결지 철거에서 흔히 발생했던 폭력적 방어가 아니라 조금 더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설문지를 만들어 80명의 의견을 받았습니다. 이를 청원서 자료로 제출합니다. 
 
 그래도 재개발조합은 불법성만 강조하는 행정기관의 원칙보다 보상의 범위 등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여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를 공권력으로 막지 않았으면 합니다.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 방침이 건설업자의 골칫거리를 덜어주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는 오해를 우리가 갖지 않도록 파주시의회가 적극 도와주시면 그 감사함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청원을 외면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의영상





성노동자 인권침해 진정에 대한 파주시 입장문을 보며… 대추벌 성노동자모임 자작나무회가 18일 파주시의 강제 철거에 따른 인권침해를 호소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파주시는 곧바로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성매매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그런데 파주시가 입장문에서 언급한 2023년 국가인권위 발간 인권보도 참고 사례집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성매매 종사자나 여종업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성매매가 마치 합법적 직업인 것처럼 간주될 위험이 있어 성매매피해자 등으로 표현할 것을 권고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인권위 권고는 표현에 따라 성매매가 합법적 직업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는 것이지,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침해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2010년 설립된 유엔여성기구는 “성매매와 성노동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이다. 유엔의 역할은 모든 여성이 폭력, 학대, 착취, 차별, 낙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주거권 보장 없이 진행되는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철거에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당사자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성노동과 성매매 정책은 반드시 해당 개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