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국민의힘 파주시을당협위원회 한길룡 위원장이 지난 6일 파주읍 연풍2리 경로당에서 열린 송년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주민들에게 “파주시가 재개발지역의 건물을 매입한다고 하는데 그거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파주시가 36억 원을 들여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건물 8채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우자 주민들은 한길룡 위원장을 찾아가 예결위원인 국민의힘 소속 손형배, 오창식 파주시의원이 예산 삭감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은 총 7명으로 민주당 3명, 국민의힘 4명이다. 이중 민주당 최유각, 박은주 위원과 국민의힘 이진아 위원이 삭감에 찬성하고 있어 국민의힘 손형배, 오창식 위원 중 한 명이라도 찬성에 합류하면 예산은 삭감되는 구조였다. 그런데 오창식 위원은 자치행정위원회에 국민의힘 의원이 4명이고, 민주당이 3명이므로 당론으로 정해 예산을 삭감할 수 있었는데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며 화살을 예비심사를 진행한 자치행정위원회로 돌렸다.
한길룡 위원장은 예산 삭감을 자신하고 있었다. 손형배, 오창식 위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위원 모두 한 위원장의 생각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재개발지역의 건물 매입 예산 삭감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일제히 당협위원장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고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골칫거리를 한방에 해결했다고 분석한다.
당협위원장의 골칫거리는 무엇일까? 그 얘기는 지난 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형배, 오창식 의원을 공천한 것은 조병국 전 당협위원장이었다. 선거 결과 조병국 전 위원장이 김경일 시장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면서 이후 한길룡 위원장이 당협을 맡았다. 그러니까 손형배, 오창식 의원은 조병국 전 위원장의 사람들이다. 바로 한길룡 위원장의 골칫거리는 다음 2026년 지방선거에서 현역 의원인 손형배, 오창식 두 사람을 특별한 사유없이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은 큰 정치적 부담이었다. 거꾸로 말하면, 한 위원장이 공천하고 싶은 인물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항명을 한 손형배, 오창식 의원을 해당행위로 경기도당 윤리위원회에 넘기는 카드를 만지작거릴 확률이 높아졌다. 한 위원장이 연풍2리 송년회에 함께 동행한 사람이 있다. 조인연 전 파주시의원이다. 조인연 전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조병국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한길룡 위원장은 체면은 구겼지만 골칫거리는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연풍리 주민들에게 약속한 공언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손형배, 오창식 의원의 도움으로 예결위에서 다시 살아난 예산은 내일(18일) 오전 10시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한길룡 위원장의 다음 수순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