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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핼러윈데이에 임진강 건너에서 들려오는 귀신 울음소리”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새벽 4시 30분. 엄마품동산 벽화 작업을 지원하는 현장사진연구소 차량이 전혜주, 이병숙 작가 등 일행을 태우러 금촌에서 법원읍 초리골을 향해 내달렸다. 29일 밤 작업했던 빔프로젝션 스케치를 다시 보정하기 위해서였다. 나무와 나뭇가지를 연결한 꼬마전구가 어둠이 짙게 남아 있는 초호쉼터를 비추고, 그 그림자 사이로 드르르륵 트렁크 바퀴 소리를 내며 일행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은 숙소를 탄현면 대동리에 있는 ‘다온숲글램핑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래서 아예 짐을 싸 벽화 현장으로 갔다가 저녁에 글램핑으로 향하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은 엄마품동산을 조리읍 뇌조리 방향으로 안내한다. 파주시는 현재 미2사단 소속 미군부대 캠프하우즈 18만여 평을 반환받아 미군이 남기고 간 시설을 평화뮤지엄, 공연장 등 여러 용도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가칭 ‘파주시평화역사공원’으로 조성되고 있는 이곳의 정문은 조리읍 봉일천리에 있다.






 벽화 작업 크레인이 팔을 길게 뻗어 새벽의 정적을 깨웠다. 전날까지만 해도 빔프로젝터에 USB를 연결했는데, 이날은  전혜주 작가가 드로잉 작업을 한 아이패드를 직접 매달았다. 작품의 부분 부분을 확대 축소하기 위해서였다. 전 작가가 손가락으로 아이패드 속 그림을 건드리자 빔프로젝터 화면이 콘크리트 벽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 화면에 전날 서수정, 최란 도우미가 도려낸 드로잉 종이를 밀착시켜 테이프로 고정시키길 반복했다.




 이날 점심도 현장사진연구소 사진반 회원들이 김으로 감싼 주먹밥과 유부초밥을 준비했다. 저녁 식사는 네덜란드 요리사 서수정 씨와 최란 씨가 직접 요리하겠다며 다온숲글램핑장으로 먼저 이동했다. 이날 특별 메뉴로 샛노란 호박죽이 나왔다. 호박은 민간인통제구역에서 양봉업을 하고 있는 우경복 씨가 해외입양인들에게 호박죽을 만들어주라며 제공했다.  






 잠시 후 해외입양인 커뮤니티에 ‘귀신 울음소리’라는 제목으로 음성파일이 올라왔다. 북한의 대남방송을 녹음한 것이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 음성파일을 설명하며 ‘North Korea(북한)가 핼러윈데이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 했다. 10월의 마직말 날인 31일이 핼러윈데이였다. 실제로 음성파일은 영화 속에 나오는 귀신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대북방송도 있었는데, 귀가 찢어질 정도였다고 했다.




 전혜주 작가의 붓이 빠르게 움직이며 새벽에 스케치한 무궁화꽃에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병숙 작가도 꽃 줄기와 세포를 찾아 명암을 불어넣으며 실시간으로 진행 상황을 핸드폰으로 찍어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그렇게 차갑게만 느껴지던 한국전쟁의 70년 콘크리트 벽이 따뜻한 옷을 입으며 새 생명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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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의원 “해외입양인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에 울컥” “이재명 대통령이 그동안 고통받은 해외입양인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해 사과한다는 그 말에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자치단체의 비협조를 감수하며 어렵게 제정한 ‘파주시 해외입양인 단체 지원 및 협력에 관한 조례’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기초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해외입양인 지원 조례를 이끌어낸 파주시의회 최창호 의원이 해외입양인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 주목받고 있다. 최 의원은 이 조례를 발의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카고의 노스웨스턴대학이 주최한 ‘해외입양인 70년 컨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최 의원은 입양인 300여 명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엄마품동산이 20여만 명 입양인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파주시의회가 노력하고 있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파주시 해외입양인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고 이 자리에 참가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컨퍼런스를 마치고 돌아온 최창호 의원은 이익선, 이진아, 이혜정 의원과 함께 ‘파주시 해외입양인 단체 지원 및 협력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조례는 한국전쟁과 함께 파주 곳곳에 미군 기지촌이 형성되면서 달러벌이에 나선 기지촌 여성들과 미군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