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그동안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안에 몇 차례 감시카메라 설치를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여종사자들이 전신주에 올라 강력 저항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로써 감시카메라 설치로 얻는 실익보다 행정력 낭비가 더 큰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 간부는 파주시의 감시카메라 설치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파주시는 30일 아침 8시께 파주시청 직원, 경찰, 소방서, 철거 용역업체 등과 함께 작업용 사다리차를 앞세워 파주읍 연풍리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안에 감시카메라 설치를 시도했다. 파주시는 집결지 울타리 안쪽에 집결해 있는 종사자들을 우회해 바깥쪽 농경지로 진입했다. 그리고 미리 조립한 감시카메라를 순식간에 설치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될 전신주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저항하던 종사자들 중 한 명이 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 전신주 꼭대기로 올라가 시위를 벌였다. 자칫 감전사고가 발생할 상황에 이르자 경찰이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종사자를 설득했다. 그러나 종사자가 ‘차라리 이곳에서 떨어져 죽겠다’며 완강하게 버티자 안전사고를 우려한 경찰이 파주시와 협의 끝에 전신주에 고정된 감시카메라를 철거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 간부는 “파주시가 집결지 진입로가 아닌 안쪽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려는 의도를 잘 모르겠다. 성매수자를 차단하는 것이라면 입구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지 굳이 안쪽에 세울 필요가 있겠는가. 성매수자를 특정해 처벌하는 것이라면 그건 문제가 있다. 성매수자를 처벌하려면 돈을 주는 장면이나 성매매 행위를 적발해야 하는데 업소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조사를 하면 성매수자가 인정하지 않는 한 처벌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 여성가족과 전종고 TF팀장은 “지난해 2월 파주경찰서, 파주소방서, 여성인권센터 쉬고 등이 참석한 ‘성매매집결지 정비 TF회의’ 때 집결지 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로 결정했고, 설치 지점도 경찰의 조언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파주시가 빈집에 대한 행정대집행과 감시카메라 설치를 위해 파주경찰서에 29일부터 2월 8일까지 신고를 해놓고 있어 이 기간에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반대대책위’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이를 규탄하는 밤샘농성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혀 감시카메라 설치가 앞으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