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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②여전히 성업중인 ‘미아리 텍사스’를 가다

“갑자기가 아니고 성매매 집결지가 남아 있는 곳이 여기(대추벌), 여기밖에 없어요.” 김경일 파주시장이 2023년 초 파주읍 연풍리의 대추벌 성매매 집결지를 방문해 종사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집결지 사람들은 김 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파주바른신문은 양쪽 주장에 대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전주시 선화촌에 이어 ‘미아리 텍사스’를 취재했다. 
 
 취재진은 2023년 마지막날인 31일 저녁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 속칭 ‘미아리 텍사스’를 찾았다. ‘미아리 텍사스’는 현대백화점 미아점 8차선 도로를 건너 길음동 방향으로 약 300미터 지점에 있다. 사방의 좁은 골목 입구에는 미성년자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커튼형 가림막이 쳐 있었다. 



 골목은 사람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이곳은 파주 대추벌 집결지 유리방과는 달리 가정집처럼 모두 문이 닫혀 있고 가로등 불빛 아래 월급 마담들이 책상 하나 들어갈 정도의 빨간 비닐 천막에 열풍기를 하나 놓고 지나가는 남자들에게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활동하는 마담은 30여 명에 달했다. 
 
 1960년대부터 만들어진 ‘미아리 텍사스’는 2001년 김강자 종암경찰서장이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사실상 문을 닫았다는 게 사회적 인식이었다. 김경일 파주시장도 이러한 소문을 바탕으로 대추벌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대추벌 성매매 집결지만 하나 남아 있다.’며 폐쇄 당위성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은 ‘미아리 텍사스’ 정화위원회 사무실에서 유 아무개 회장을 만났다. 유 회장은 “미아리 텍사스는 그동안 한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 김강자 서장이 단속을 벌인 것은 이곳을 폐쇄할 목적이 아니라 인신매매와 미성년자 고용 등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에 대한 재개발 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2024년 12월께는 모두 떠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아리 텍사스’는 최근 재개발이 확정돼 106개 업소 중 일부가 이주하고 80여 업소 200여 명의 종사자가 영업 중에 있다. 이곳이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건 2009년이다. 이후 15년간 지지부진하던 재개발이 급물살을 탄 건 주변 지역의 상권이 쇠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미아리 텍사스’ 정화위원회 김 아무개 총무의 설명이다.
 
 2000년 전후 한때 업소 200여 곳에 성매매 여성이 3000여 명에 이를 정도였던 ‘미아리 텍사스’는 오피스텔과 마사지방 등 온라인, 모바일을 매개로 한 성매매가 늘면서 차츰 규모가 줄었다고 한다. 현재 서울의 성매매 집결지는 미아리와 영등포 두 곳뿐이다. 
 
 재개발이 표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성매매 업주와 건물주들이 보상비를 받고 나가는 것보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게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더 큰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개발을 반대했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장사가 잘 안 되자 찬성으로 돌아섰다.



 미아리 텍사스 정화위원회 김 아무개 총무는 “재개발조합은 성매매 업주들과 보상금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딱 결정된 게 없다. 대충 3000~4000만 원 선에서 얘기가 되고 있는데, 문제는 업주들과는 영업보상 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성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재개발조합이 종사자들까지 보상을 해주려면 결국 조합원들에게 사업비를 더 걷어야 하는데 어떤 조합원이 그렇게 하겠는가? 그러나 종사자들의 시위로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약간의 보상도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하월곡동 성매매 여성들은 지난 11월부터 성북구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하며 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조합 측은 ‘여성 종사자를 채용한 업주들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성매매 종사자들은 미아리가 없어지면 수유리 노래방으로 가거나 원주 집결지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젊은 여성들은 오피스텔이나 룸살롱 등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아리 텍사스가 사라지는 자리에는 47층 10개동, 2244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현재 집결지 안에는 성매매 업소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들도 있는데, 방 세칸 집이 보증금 500만~1000만 원에 월세 30만~60만 원 선이다. 그러나 성매매 업소가 내는 월세는 150만~200만 원 정도다. 
 
 결국 미아리 텍사스촌은 경찰의 단속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정비사업에 나섰지만 폐쇄되지 않았고, 건축주와 업주 등이 재개발에 합의하면서 하월곡동 성매매의 역사는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주시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의 경우 2017년부터 재개발이 시작됐음에도 김경일 시장은 행정대집행 등 강제 철거를 서두르고 있어 파주시가 집결지 페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경일 시장이 성매매 여성과 논쟁을 벌인 “전국에서 성매매 집결지가 남아 있는 곳이 여기(대추벌)뿐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입장 표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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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해외출장 공무원과 민간인 신분 모두 밝힐 수 없어” 김경일 시장이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해외출장을 떠나 일부 시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파주바른신문이 청구한 정보공개 답변서에 민간인은 물론 공무원 신분까지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기업인의 역할과 공무원의 출장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파주시는 오는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진저우시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제2회 랴오닝성 국제우호도시 무역대회’ 참석과 선양시와의 우호도시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김경일 시장을 비롯 공무원 9명과 민간인 5명 등 14명이 방문할 계획이다. 그러나 파주시는 기업인 동행 이유에 대해 “공공외교와 경제교류 등의 역할과 무역대회에서 기업간 간담회에 참여할 예정이다.”라며 구체적 방문 목적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파주시는 파주바른신문의 기업인과 공무원 신분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답변에서 “실명 등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비공개 대상이다. 기업인은 물론 공무원도 누가 출장을 가는지 밝힐 수 없다. 출장비 역시 구체적인 산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가 없다.”라고 했다. 파주시는 또 김경일 시장 등 방문단의 항공권 좌석 등급에 대한 공개에 대해서도 ‘공무원 국외여비 규정을 참고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