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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사진이야기] “모두 잿밥 언저리를 떠나야…”

파주시의회 이성철 의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펼침막이 법웝읍 ‘칡울’에 걸렸다. ‘갈곡리’로 불리는 이 마을은 이성철 의장의 고향이다. 마을 입구에 내걸린 이 축하 펼침막을 마을 주민 모두가 한목소리로 환영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굳이 나서서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자연마을의 축하 펼침막과는 달리 제8대 파주시의회는 현재 찬바람이다. 곧 다가오는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등 의회의 책무가 산더미 같은데도 제대로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 의장 잿밥에 눈이 어두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애초 박대성 의원을 전반기 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그리고 후반기는 최유각 의원이 맡는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선에 연장자인 이성철 의원이 사실상 왕따를 당하면서 일이 좀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이성철 의원은 지난 1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곧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리고 제8대 전반기 의장이 됐다. 민주당은 크게 반발했다. 회의 중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거나 사퇴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전화나 문자 등을 이용해 거칠게 항의했다.


 이렇게 되자 이성철 의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공개하지 않은 채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읍소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언론은 물론 지인들에게도 입당 여부를 숨겼다. 국민의힘도 이성철 의장의 바람에 따라 입을 닫았다.

자신의 소속 정당을 감추면서까지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좀 얄팍하다. 그렇게 해서는 민주당을 설득할 수 없다. 소나기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민주당과 우산을 함께 써야 한다. 그것이 의장의 책무이다. 지금 파주시민이 피해를 보고 있지 않은가?



 이번 사태는 민주당의 정치력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성철 의원이 6월 27일 의회사무국에 의장 후보자 등록을 했을 때 적극적인 정치적 합의를 시도했어야 한다. 전 후반기 의장을 못 박아 둔 상태에서 이성철 의원에게 내밀 적절한 카드가 없었겠지만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당을 위해 두 사람 중 한 명이 마음을 비웠으면 가능한 일인데 모두 잿밥에 눈이 어두워 제대로 안 보였을 뿐이다.


 국민의힘도 다른 세상이 왔다고 강 건너 불구경해서는 안 된다. 이성철 의장을 앞세워 냉각기를 해소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그라들 것이라며 스스로 자만하는 수동적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이성철 의장이 지지자들의 압력에 무소속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원읍 ‘칡울’ 입구에 내걸린 이성철 의장 취임 축하 펼침막을 보면서 생각이 서로 다른 마을 사람들이 ‘갈곡리 주민 일동’이라는 명의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의 원인인 잿밥 정치를 깊이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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