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복지정책국 이승욱 국장은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는 종사자들에게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하며 ‘감시카메라가 회전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종사자들이 거주하는 쪽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수자를 감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사자들은 “감시카메라가 마을 안에 설치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입니다. 그렇게 좋으면 시장실에나 달아놓으세요.”라고 응수했다.
파주시는 지난달 27일 공무원, 경찰, 북파공작원 등 300여 명을 투입해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안 전봇대에 감시카메라 설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종사자들은 입구를 몸으로 막으며 완강하게 저항했다. 이들은 파주시가 회전식이 아닌 고정식 감시카메라를 달아 여성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그 약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성매매집결지 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는 파주시의 고정식 감시카메라 설치 제안이 아무런 고민도 없이 추진되는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파주시가 아무리 성매수자의 감시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감시카메라 위치가 집결지를 관통하는 주 도로 가운데 전봇대에 설치돼 몸치장을 위해 하루 한 번 꼭 들러야 하는 미용실 출입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취재 결과 감시카메라는 집결지에서 갈곡천 방향 도로 가운데 전봇대에 설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될 경우 파주시가 감시카메라를 종사자들이 있는 건물 방향으로 돌리지 않는다 해도 미용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성매수자의 출입 동선과 같은 쪽으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얼굴 정면과 뒷모습이 두 차례 찍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집결지 전경사진 참조).
집결지 안에는 감시카메라를 중심으로 미용실이 동쪽과 서쪽에 각각 하나씩 있다. 갈곡천 방향인 서쪽 미용실은 저녁에 문을 열고, 동쪽 입구에 있는 미용실은 아침에 열어 낮과 밤을 교대로 일하는 특수성에 따라 여성들은 자신의 시간대에 맞는 미용실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보이고 싶지 않은 일상 차림이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집결지를 관통하는 도로는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청소와 밥 등 허드렛일을 하는 노동자들과 빨래방 등 주변 상인들이 수없이 드나들고 있어 이들 모두가 감시카메라에 잡힐 수밖에 없다. 특히 연풍2리 주민들도 아침 저녁으로 갈곡천을 따라 걷기운동을 하는데 이곳 집결지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감시카메라 설치가 시민중심적 사고가 아니라 시장중심의 감정적 추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