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Bora! 너는 혼자가 아니란다. 너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있다.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 엄마와 아빠가…” 엄마품동산 돌망태에 걸려 있는 편지 내용이다.
조리읍의 반환 미군부대 캠프하우즈에 조성된 해외입양인의 고향 ‘엄마품동산’에 기억과 만남의 장소인 돌망태가 있다. 이곳에 미국의 비영리단체 미앤코리아가 지난 6월 엄마품동산에서 진행된 ‘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공동위원장 윤후덕) 때 해외입양인과 친가족의 상봉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700여 입양인 네임택을 전시했다. Bora의 네임택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 네임택 위에 Bora에게 보내는 편지가 덧붙여 걸렸다. 아마도 Bora의 부모님이 쓴 편지로 보인다. 이 짧은 편지와 네임택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Bora(Bora Anderson)의 한국 이름은 이은희이다.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나 해외로 입양됐다. Bora가 친가족을 만나 교류하는지는 알 수 없다. 사실상 그런 정보가 있다고 해도 말할 수 없는 입양의 여러 사정 때문에 공개하기도 쉽지 않다. 그만큼 입양의 역사는 복잡하다.
그러나 이렇게 엄마품동산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이것이 엄마품동산의 조성 취지이기도 하다. 기억과 만남의 공간인 돌망태에는 기존의 700여 칠보공예 네임택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 네임택 9개가 걸려 있다. 아마도 소문을 듣고 엄마품동산을 찾아와 직접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환 전 파주시장은 돌망태에 엄마품동산 조성 취지를 이렇게 새겨넣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사람이 길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가는 길, 엄마품동산은 그 길 위의 정거장입니다. 이곳은 20여만 명의 해외입양인이 돌아올 나라, 그들의 고향이 되어줄 공간, 끊어진 혈육의 애환을 달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인의 아픔을 넘어 천륜을 새롭게 잇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물질만능,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사람이 중심인 사회를 소망하며,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며 그 뜻을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