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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김밥 만들기 너무 재밌어요.” 해외입양인 용주골 방문

미국의 비영리법인 미앤코리아(대표 김민영)가 주최하는 ‘내가 돌아온 나라 한국’이라는 주제의 모자이크 투어에 참가한 해외입양인들이 29일 파주를 찾았다. 이들은 ‘엄마 품 동산’을 방문하고, 용주골 옛 문화극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김밥 만들기를 했다. 그리고 연풍초교를 방문해 일일교사를 체험하고, 김대년갤러리를 방문하는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철수한 조리읍 봉일천의 미군부대 ‘캠프하우즈’ 안에 2018년 조성된 ‘엄마 품 동산’을 찾은 해외입양인들은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던 윤후덕 국회의원의 환영을 받았다. 윤 의원은 인삿말에서 “해외입양인들의 아픔과 상처를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정치적 역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용주골에서는 주민들이 ‘웰컴 투 용주골’이라고  영어로 쓰인 리본을 꽃에 달아 해외입양인 한명 한명에게 선물했다. 꽃송이를 받은 입양인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주민들은 입양인의 손을 꼭 잡고 김밥 만들기 행사장인 문화극장에 들어섰다. 그러자 공방협의체 손효성 매니저가 준비한 환영 음악이 울려퍼졌다. 자신들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펼침막을 바라보는 입양인들의 입에서는 연신 환호성이 터졌다. 김밥 만들기는 현장사진연구소와 정리수납업체 ‘어썸우먼’이 맡았고, 자원봉사는 한우리부녀회가 맡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파주시의회 이성철 의장과 최창호 의원이 앞치마를 입고 깜짝 등장해 입양인들과 김밥을 만들어 서로 먹여주는 등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연풍다움’ 성경용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마을 어귀에 환영 펼침막을 걸어 사회자로부터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분이라는 특별한 소개를 받기도 했다.








오후에는 탄현 대동리에 있는 ‘김대년갤러리’를 방문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지낸 김대년 작가는 모자이크 투어 포스터에 나와 있는 해외입양인의 어린시절과 현재의 모습을 일 주일 동안 캐리커쳐로 그리고, 그것을 펼침막으로 제작해 갤러리 앞에 걸어 환영했다. 그리고 한명 한명 입양인을 그린 작품에 입양 당시 한국 이름을 직접 써서 선물했다. 김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장관 출신 화가는 한국의 김대년밖에 없다. 그런 만큼 우리 입양인들이 마음으로 그린 이 작품을 잘 간직하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해외입양인들은 파주읍에 있는 연풍초교도 방문했다. 연풍초교는 한국전쟁과 함께 미군 기지촌이 형성되면서 인구가 늘어나자 1963년 파주초교 분교로 개교했다. 이번 투어에는 현직 교사를 비롯 영화배우, 변호사 등 사회적 영역에 속한 입양인들이 많아 일일교사 체험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김정현 교장은 “말할 수 없는 여러 사정으로 나라와 가족을 떠나 힘들게 살아야 했던 아픔을 이해한다. 그런 상황을 이겨낸 여러분들이 자랑스럽고, 그 같은 의지를 우리 학교와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연풍초교 음악동아리 학생들은 입양인들에게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공연을 선물했다.







미앤코리아 김민영 대표는 “2018년 해외입양인을 위한 ‘엄마 품 동산’이 만들어졌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엄마 품 동산’ 조성 5년이 됐음에도 입양인들이 꼭 찾아야 할 만큼의 따뜻함이 없는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든 ‘엄마 품 동산’에 자신이 왔다간 흔적을 남기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그게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이제는 입양인들이 단순 방문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다양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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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③]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흑인 혼혈 강현숙 씨는 1957년 임진강 건너 미군부대에서 병사들과 함께 몰래 내무반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입양됐다. 백인 혼혈 강순자(Dawn Tomlinson) 씨는 1956년 문산 선유리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엄마품동산’에서 열린 ‘2025 한국입양인 평화대축제’에 참가해 동방사회복지회 위탁모 생활을 하며 겪었던 신기숙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북받쳐오르는 눈물을 훔치거나 애써 참아냈다. 신기숙 씨는 위탁모 생활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31살에 위탁모를 시작해 19년간 61명의 아기를 키웠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저는 여전히 아이들의 작은 손, 맑은 눈빛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낯선 땅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감정을 품으며 자라왔을지, 얼마나 한국이 그리웠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오늘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되니 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 엄마품동산 평화대축제를 통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언제나 소중한 존재였고 지금도 그러하며 존재 자체로 충분히 존귀하고 아름답습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고 항상 여러분들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