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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제2부 “애향중학교 가는 봉서산 진달래 길 정말 예뻤어요.”


고만고만한 세 여중생이 바람 산들 부는 봄이면 진달래꽃을 손바닥으로 훑이며 봉서산 고개를 넘었다. 이렇게 한 시간 남짓 고빗길 따라 걷다 보면 도토리나무 사이로 ‘애향재건중학교’가 희미하게 보였다.


 “재건중학교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딸이 애향중학교에 다녔어요. 그때 생활이 어려워 저 봉서산 너머 학교에 보냈죠. 거리도 멀고 또래들의 놀림도 좀 있었던 학교여서 부모 입장에서는 사실 마음이 편하지 않았죠. 그런데도 애들은 신났던 것 같아요. 봄이면 진달래를 한 다발씩 꺾어 빈 도시락 달깍거리며 뛰어오곤 했으니까요.”


 언론협동조합 파주바른신문 ‘바른체크팀’이 옛 애향재건중학교를 찾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오랜 수소문 끝에 졸업생과 학부모를 만날 수 있었지만 재건학교 출신임을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 역력했다.


 ‘애향재건중학교’는 주내면(파주읍) 봉서2리 봉서산 기슭에 있었다. 주내면 파주리와 연풍리는 봉서산 동쪽에, 봉서리는 서쪽에 있다. 애향재건중학교에 다니는 동쪽 마을 학생들의 등굣길은 파주초등학교 옆길을 따라 파주향교와 약수터를 지나고, 봉서산 중턱 ‘아미재’ 고개를 넘는 것이었다.


 애향재건중학교의 설립연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졸업생과 학부모의 말을 종합하면 1968년께로 추정된다. 세 여중생은 1973년 졸업했다. 이 당시 교육기관 자료에 따르면, 학생 수는 3학급에 97명, 교원은 5명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애향재건중학교는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애향재건중학교’는 종교단체(기도원)에서 운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60년대 지금의 주내면 파주중학교 자리에 고등공민학교가 천막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 고등공민학교가 평화원 최애도 원장과 이영순 목사의 노력 끝에 파주중학교로 설립된 것이라고 한다. 고등공민학교는 중학교 진학을 못 한 청소년들이 배움의 열정을 이어가던 곳이었다.


 영어만 가르치는 곳도 있었다. 봉서1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주민(71)은 파주초등학교 뒤 교회 옆에 군용천막을 친 야간학교가 있었는데 밤에 봉서산을 넘어 영어를 배우러 다녔다고 한다. 이렇듯 파주읍은 배움의 갈망과 가르치려는 열정이 대단한 지역이었다.


 ‘바른체크팀’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이 ‘재건’이라는 단어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졸업을 해도 정규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에 기인한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시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맡아 사회 전반에 걸쳐 불량배 소탕을 하는 등 ‘범국민재건운동’ 과정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재건중학교는 한국전쟁 후의 혼란기에 노출된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소속감과 진달래 꿈을 꾸게 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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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해외출장 공무원과 민간인 신분 모두 밝힐 수 없어” 김경일 시장이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해외출장을 떠나 일부 시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파주바른신문이 청구한 정보공개 답변서에 민간인은 물론 공무원 신분까지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기업인의 역할과 공무원의 출장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파주시는 오는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진저우시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제2회 랴오닝성 국제우호도시 무역대회’ 참석과 선양시와의 우호도시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김경일 시장을 비롯 공무원 9명과 민간인 5명 등 14명이 방문할 계획이다. 그러나 파주시는 기업인 동행 이유에 대해 “공공외교와 경제교류 등의 역할과 무역대회에서 기업간 간담회에 참여할 예정이다.”라며 구체적 방문 목적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파주시는 파주바른신문의 기업인과 공무원 신분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답변에서 “실명 등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비공개 대상이다. 기업인은 물론 공무원도 누가 출장을 가는지 밝힐 수 없다. 출장비 역시 구체적인 산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가 없다.”라고 했다. 파주시는 또 김경일 시장 등 방문단의 항공권 좌석 등급에 대한 공개에 대해서도 ‘공무원 국외여비 규정을 참고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