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직 성매매 업주가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는 회고록을 발간한다. 이를 위해 73명이 참여한 ‘이계순 회고록 발간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구성돼 활동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회고록 내용에 대해 평범한 주부였던 이계순(73) 씨가 성매매업을 하게 된 동기와 그 여정에서 만난 성산업 카르텔에 의한 지역경제의 동거, 단속과 같은 피할 수 없는 공권력과의 관계를 풀기 위한 다양한 생존전략 등이 담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또 성매매 소득이 지역의 불우이웃돕기 등 관공서 행사에 어떤 형태로 동원되었는지도 언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2월 발간 예정인 회고록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화성시 매향리 폭격장 폐쇄를 주도했던 김용한 문학박사가 맡아 진행한다. 김 박사는 “파주는 한국전쟁 이후 대규모 미군이 주둔하면서 곳곳에 기지촌이 형성됐다. 1961년 윤락행위방지법이 제정됐어도 파주는 적선지구로 지정돼 성매매 단속을 받지 않았다. 사실상 국가가 성매매집결지를 조성하거나 묵인했다. 이러한 현대사의 질곡과 주민의 상흔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계순 회고록 발간 추진위원회’는 5일 저녁 모임을 갖고 회고록이 출간되면 책을 구입해주는 이른바 ‘책 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또 책 발간을 홍보하는 ‘K1 치유정원’을 파주시 거점시설과 전시장이 있는 옆 공터에 조성하기로 했다. 출판기념회는 파주시의 연풍리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기록집이 발간되는 시기에 맞춰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