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하우즈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평화공간으로 조성한다. 언론협동조합 파주바른신문은 오랜 기간 파주 미군 기지촌을 기록해 온 현장사진연구소와 공동으로 캠프하우즈를 둘러싼 지역사회를 들여다본다.
2001년 7월 16일 미군 제2사단 공병여단 캠프하우즈 후문. 건설노동자 전동록(당시 53) 씨가 미군이 설치한 고압선에 감전됐다. 전동록 씨는 사고 뒤 팔 다리를 모두 잘라야 했고, 사실상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이 살아오다 2002년 6월 6일 오후 12시 25분께 일산병원에서 배에 물이 차고 혈관이 터지면서 모진 삶을 마감했다. 부인 이명화(48) 씨는 영안실 유리창을 부여잡고 절규했다.
당시 전동록 씨가 감전된 문제의 고압선은 캠프하우즈 울타리에서 약 500m 떨어진 파주시 조리읍 뇌조리 조산말 개울 옆에 있는 양수장 펌프를 가동하기 위해 설치했던 것으로, 평소 조봉환 이장 등 마을 주민들이 안전사고 위험을 계속 지적하며 다른 곳으로의 이설을 요구했으나 미군쪽은 법적 하자가 없다며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뇌조리 조산말 양수장에서 미군부대로 연결된 2만2900볼트의 고압선은 전동록 씨가 일하던 건설 현장 지붕으로부터 불과 2~3m 거리를 두고 설치됐다. 전봇대도 우측으로 기울어 전선이 수평을 유지할 수 없도록 방치됐다. 미군은 고압선이 건조물로부터 3m 이상 이격거리를 두고 설치되어야 한다는 기술기준 제140조 제1항 2조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전기공작물을 소유 관리하여야 한다는 전기설비기준 산업자원부 고시 제 1999-22호를 위반했다.
‘주한미군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 씨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미군 제2사단 공병여단 캠프하우즈 부대장인 ‘헤롤드 엘 샤펠’ 대령과 미제2사단 시설공병대 캠프자이언트 ‘바이론 에프 네트아워’ 공병대장을 전동록 씨 과실치사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하고, ‘헤롤드 엘 샤펠’ 대령을 출국금지 해줄 것을 요청했다.
2002년 6월 10일. 시민사회단체는 전 씨의 장례를 ‘민족자주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장례위원회 소속 대학생과 시민단체 회원 등 500여 명은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노제를 올리기 위해 서울 미대사관으로 진출하려다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장례위원회는 조리읍 봉일천4리 캠프하우즈 정문 앞과 파주읍 파주리 집 마당에서 노제를 지낸 뒤 용미리 서울시립공원묘지에 안장했다. 전 씨의 유가족으로는 부인 이명화 씨와 아들 민수(당시 25), 민호(23. 대학생) 씨가 있다.
그리고 장례를 치른 3일 뒤인 2002년 6월 13일 파주와 양주시 경계를 잇는 지방도에서 미군 제2사단 공병여단 캠프하우즈 소속 탱크가 생일파티에 가던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을 깔아 숨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