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유월이 왔다.

  • 등록 2021.05.31 23: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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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항쟁 그때 그 거리가 하얗다.
최류탄, 지랄탄이 그랬고, 하얀 상복의 장례 행렬이 그랬다.
백골단의 반쯤 잘린 손가락장갑이 겨드랑이를 끼고 몸뚱이를 들어올린다.
그렇게 닭장차에 실려 간 경찰서 유치장이 만원이다. 
닭장차가 한참을 내달려 경기도 미사리 강변에 멈춘다.
내동댕이쳐진 그곳 강변의 모래알이 서쪽 노을에 발갛게 물든다.


우리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게 됐다.
그 하얗던 거리는 촛불로 채워졌다.
그래도 주한미군은 건재하고, 국가보안법 역시 건강하다.


다시 유월이 왔다.

이용남 기자 hj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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