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자작나무에는 사연도 많다.

  • 등록 2018.09.14 00: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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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가 하늘을 향해 서 있다. 자작나무는 돌담을 빼곡히 채운, 엄마 찾는 사연을 세상 어딘가 있을 엄마에게 전하고 있는 듯하다.

 

 하늘이 파랗다 못해 시리다. 그렇게 맑은 날, 해외입양인의 고향, 엄마 품 동산이 둥지를 틀었다. 가수 인순이가 말한다. 오늘만큼은 마음껏 울고 싶다고...

 

 아시아 여성과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을 일컫는 아메라시안 150여 명이 12일 엄마 품 동산에 모였다. 곳곳이 눈물바다다.

 

 그 옛날 엄마가 아궁이에 자작나무로 불을 지필 때도 그렇게 울었을까? 자작나무는 자작자작소리를 내며 자신의 몸을 살라 자작나무가 됐다고 한다. 자작나무꽃의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이다.

 

 문산 선유리 기지촌 뒷산에는 자작나무가 많았다. 미군을 상대하다 죽은 기지촌 여성을 가마니에 둘둘 말아 산 주인에게 들킬세라 후다닥 봉분 없는 무덤을 만들고 꼭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의 징표로 자작나무를 심었다고도 한다.

 

 자작나무는 엄마를 거름 삼아 쑥쑥 자랐다. 자작나무 껍질엔 기름이 많아 결혼식 화촉을 밝혔다. 엄마 품 동산의 자작나무는 엄마를 기다리는 나무다.

 

 엄마 품 동산에 300여 명이 모였다. 사회자가 연신 내빈을 불러낸다. 최종환, 윤후덕, 손배찬, 인순이, 미국대사관, 캐나다대사관...

 

 우리가 저 자작나무 아래서 화창한 웃음을 지을 날이 있을까?

이용남 기자 hj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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