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위안부의 겨울나기...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조례 있으나마나

  • 등록 2024.03.02 16: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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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골, 선유리 등 기지촌에서 미군 위안부와 성매매집결지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 왔던 한 여성 노인이 각막염 등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떨어지고 심한 관절 통증으로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난방비 등 생활비까지 부족해 기름보일러를 틀지 않고 냉방에서 지내다가 무릎 통증이 악화돼 난방비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1960년대 ‘베기 박’으로 불려졌던 이 노인 여성은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른 지원 대상자이다. 그러나 파주시는 이 조례가 제정된지 4년이되도록 대부분 나이가 고령인 미군 위안부들에 대한 생활환경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 조례는 “미합중국 군대가 대한민국에 주둔한 이후부터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까지 파주시 내 주한 미합중국 군대 기지촌 여성을 보호 지원함으로써 이들이 생활안정, 복지증진과 명예회복을 도모하고 파주시민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과 인권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취지로 2020년 7월 10일 제정됐다.




 또한 조례 제3조 시장의 책무에는 “파주시장은 기지촌 여성의 복지 향상 및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8조에는 임대주택의 우선공급 등 주거 안정 지원, 생활안정지원금 지원, 간병인비 등 의료비 지원, 장례비 지원 등”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김경일 시장은 기지촌 여성의 생활환경 파악보다는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에만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어 고령의 미군 위안부들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파주 성매매집결지에서 청소 일을 했던 미군 위안부 출신 ‘베기 박’의 사연을 접한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청소노동자와 주민, 업주 10여 명은 삼일절인 1일 오후 ‘베기 박’의 집을 방문해 십시일반 모금한 난방비를 전달하고 ‘베기 박’의 두 손을 꼭잡는 등 부둥켜안아 위로했다. ‘베기 박’은 이계순 회장에게 “파주시가 요새 그곳(성매매집결지)을 없앤다고해 수입도 없을 텐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게 돼 정말 고맙다. 꼭 신세를 갚겠다.”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베기 박’은 젊은시절 강제 수용됐던 동두천성병관리소를 찾은 2021년 SBS 등 취재진에게 “내 몸은 내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이었다. 우리는 달러를 찍어내는 기계였다. 그런데 이제 우리를 모른척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군에게 서비스를 잘하면 노후에 애국 아파트를 한 채씩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용남 기자 hj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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