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인입양인의 고향 ‘엄마품동산’ 조성과 해외입양인 기록관으로 제안됐던 ‘평화뮤지엄’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본다. 평화뮤지엄의 S827에서 S는 준영구(Semi-Permanent)를, 827은 건물번호를 뜻한다. 캠프하우즈의 건물은 대부분 S로 시작되지만, 임시건물 T(Temporary)와 영구건물(Permanent) P도 있다. 번호는 거의 800번대 건물이고, 초기 건물인 100번대도 남아 있다.
엄마품동산은 한국전쟁과 함께 미군기지촌이 형성되면서 미군병사와 한국여성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등 해외로 입양된 혼혈아(아메라시안)와 그 엄마인 기지촌 여성이 재회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에 따라 2016년 이재홍 전 파주시장에 의해 추진돼 2018년 최종환 전 시장이 완공했다.
최 전 시장은 당시 반환 미군부대인 캠프하우즈 후문 쪽에 엄마품동산을 조성하는 한편 미군이 활용했던 푸드마켓을 해외입양인들의 입양 기록물을 상설 전시하는 ‘평화기록관’으로 건립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2020년 2월 황수진 전 문화교육국장과 안승면 전 관광과장, 오미정 팀장 등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와 오클랜드에서 열린 ‘한국 해외입양인 경제정책 콘퍼런스’에 보내 엄마품동산 확장 계획을 발표하게 했다. 당시 최종환 전 시장이 미국의 초청을 받았으나 코로나 발생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황수진 전 국장은 버클리 ‘데이비드 브라워센터’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최종환 파주시장이 직접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며, 해외입양인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엄마품동산 확장과 입양인의 기록물을 상설 전시할 수 있는 ‘평화기록관’ 건립을 약속했다. 최 전 시장은 영상메시지로 콘퍼런스 개최를 축하했다.
파주시는 2020년 4월 21일 최종환 전 파주시장 주재로 ‘캠프하우즈 근린공원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과 ‘평화공원 만들기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중대본부 건물은 감옥의 공간구조물을 활용해 수장고 형식의 역사관으로 조성하고, 생필품판매장은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해외입양인의 입양 기록을 상설 전시하는 ‘평화뮤지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의 비영리법인 미앤코리아와 현장사진연구소는 미군기지촌 형성과 혼혈아동의 해외 입양과 관계된 기록물을 전시할 수 있는 평화뮤지엄 건립과 활용 방안에 관해 여러 제안을 했다.
그러나 2022년 김경일 시장 취임과 함께 파주시의 해외입양인 정책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국을 방문한 해외입양인들은 엄마품동산을 찾았고, 파주시는 예산을 들여 환영식을 했다. 파주시장은 이 행사에 꼭 참여했었으나 김경일 시장은 딱 한 번만 참가했다. 최 전 시장은 지방선거 재선 공천 탈락 후에도 엄마품동산에 나와 입양인의 모국 방문을 환영했다.
김경일 시장이 엄마품동산을 찾은 때는 2023년 6월 9일이다. 이날 김 시장은 파주시가 준비한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매년 엄마품동산을 방문하는 해외입양인들의 핸드프린팅을 제작해 평화뮤지엄 서쪽 벽을 채워 나가는 프로젝트로 50개의 액자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액자는 현재 관광과 서류 창고에 방치돼 있다. 김 시장은 이후 해외입양인의 엄마품동산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올해에는 환영식 행사는 물론 해외입양인들의 숙박, 식사비 등의 예산도 모두 중단됐다.
다음 호에서는 파주시가 평화뮤지엄에 전시됐던 900명의 해외입양인 기록을 강제 철거한 과정과 핸드프린팅의 활용 계획을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