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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캐디 죽음, 회사는 책임 없나?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법원읍의 한 골프장에서 근무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을 회사 게시판 등 여러 곳에 남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배문희(27) 씨의 부모가 회사를 찾아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그 원인을 노노갈등으로 몰아가는 등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하다가 함께 동행한 파주여성민우회, 파주시민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이효숙, 최창호 파주시의원으로부터 회사가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부산에 살고 있는 고 배문희 씨 부모가 지난 10일 딸이 근무하던 골프장을 찾았다. 회사는 회의실로 안내했다. 고인이 유서 등 여러 곳에서 언급한 직장 상사 성 아무개 캡틴이 부모와 마주했다. 어머니 김옥자(53) 씨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딸을 살려내라고 울부짖었다. 아버지 배종훈(62) 씨도 캡틴에게 딸의 죽음에 아무런 관련이 없느냐며 다그쳤다. 캡틴은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다.

 

 파주여성민우회 고정희 사무국장은 회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벌어진 일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자꾸 노동자 간의 문제로 축소하고 있다. 회사가 언제 유족들한테 전화 한번 했는가? 부모님들이 오늘 이곳을 찾아오니까 유감을 표명하는 것 아닌가? 정말 사측으로서 그게 올바른 대처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고정희 국장은 또 고인이 그 카페에다 글을 올린 것뿐만 아니라 그동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 그곳에 그런 글을 올렸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때마다 삭제하고, 무시하고 그렇게 그분들의 고통은 다 묻어버리고, 어떤 것은 은폐시켜버리고 하시면서 지금 여기서 이분들한테만 객관적으로 계속 판단하라고 하시는 게 저는 사장님이야말로 객관적으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라며 카페에서 그 글을 쓴 사람이 어떤 연유로 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삭제할 것이 아니라 그분한테 회사가 글 쓰신 것에 대해 인지했고 어떻게 진행 중이라는 걸 알려 준 사실이 있는가? 그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이분이 어디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파주시민참여연대 김주혁 사무국장은 회사 소속으로 일을 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떠나 회사가 이제까지 유감 표명 등 위로의 말을 했는가?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회사는 이를 적극 조사를 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회사 임원 편에 서서 두둔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근로기준법 위반을 지적했다.

 

 파주시의회 이효숙 의원도 유족들의 가슴이 찢어지는 그거를 어떻게 위로할 겁니까? 그런 상황에서 유족이 격한 말씀을 해도 다 들어주셔야 하는데 오히려 고인의 죽음을 회사와 연관시키지 말라는 식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오늘 유가족이 찾아왔을 때 먼저 사과를 하셨으면 좋았을 걸...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회사 카페에 호소문을 올렸는데 회사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이를 삭제해버렸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배문희(27) 캐디는 자살하기 전 자신의 아픔을 여러 방식으로 호소하기 위해 823일 자신의 손목을 그었고, 829일에는 회사 카페에 상사의 괴롭힘을 올렸다. 99일에는 골프장 주변에 있는 애룡저수지에 뛰어들었고, 기숙사의 짐을 빼라는 회사의 독촉에 914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틀 뒤인 916일 법원읍의 한 모텔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다.

 

 파주바른신문은 앞으로 2018129캐디를 상대로 한 골프장 내부의 부정과 비상식적 행태가 그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과 경찰이 국민신문고 민원을 조사한 신입 캐디비 갈취 등을 중심으로 기획 보도할 예정이다.

 

다음은 고 배문희 씨가 남긴 유서와 회사 카페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다.

 

못 견디겠고 감당을 못하겠어요.

네 저 약하고 사회생활 일찍 한 거에 비해 많이 어리석어요. 저는 마음으로 움직여왔고 그게 정답이었어요. 그치만 제가 이런 사람인 걸 알고 과거에 한창 철없을 때를 약점 잡아 저만 보면 괴롭히듯 장난인 듯 툭툭 내뱉는 말 저 충분히 맞받아칠 수 있는 사실이었어요.

 

그치만 저의 제가 그렇게 하면 더한 말씀으로 저를 주눅들게 만드시겠죠? 아니 아주 퇴사하라고 말씀하셨겠죠.

 

전 죄송합니다 반복 뿐이었어요. 그냥 바보였죠. 제가 정말 반복했을 때와 정말 듣기에 불합리하고 억울할때도 전 죄송합니다 뿐이었어요.

 

제가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했던 사람한테요. 근데 제가 그렇게하니 이제 저만 보면 그러시더라고요. 방 문제 있을때두요.

 

저 웬만하면 말 안 합니다. 제가 무슨 주제에 말을 합니까? 첫 번째 일때도, 두 번째 일때도 저 먼저 가서 이르듯이 같이 살기 힘들다는 듯이 먼저 얘기하지 않았어요.

 

전 트러블 있는 사람끼리 해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뒤통수 맞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요.

 

사람 말 서로에게 듣고 싶어서 시간을 가지고 듣는 상사의 입장에서는 제발 자신의 감정을 표하고 이입시키지 말아주세요. 말하는 당사자가 당신을 믿고 감사하고 있고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항상 대화에서는 기죽게 만드시니까 그게 아니라고 하셔도 상대방은 알아요.

 

이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떻게 대하는지 다 압니다. 제가 잘난 것 하나도 없지만 말씀대로 저도 소속 되어 있는 사람인데 그렇게 사람이 감정이 밑바닥까지 가게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직장 카페에 올린 글

캡틴님께

퇴사하는 입장이라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 아닙니다. 캡틴님 저 재입사 시켜주신 것 지금까지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들리는 캡틴님 욕에 대해서도 저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왔어요. 솔직히 저 잘해 보고 싶어서 마음 다잡고 올라온 겁니다. 근데 000께서 캡틴님이 되어 있더라구요.

 

네 물론 제가 다시 와서 잘한 부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실수를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저는 그저 죄인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왜 제가 엄청 착하고 여리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기숙사 문제 때도 저보고 왜 자꾸 실망을 시키냐고 하셨죠.

 

캡틴님, 사람 말을 다 들어봤으면 저한테도 그랬듯이 개인 감정이나 저 얕보는 감정 표출하시면 안 되죠. 저희한테 항상 그렇게 말씀하시잖아요. 개인 감정 때문에 일하는 것에 피해가지 않게 하라고...

 

그런데 있잖아요. 오늘 캡틴 기분좋더라? 왠일이지? 오늘 캡틴 기분 별론 거 같은데 괜히 건드리지 말자. 이게 저희 주 대화 내용이에요. 아셨어요?

 

캡틴언니

제발 사람들 간에 개인 감정 넣어서 치우치지 마시길바래요. 불합리한 상황에 누군가 얘기를 한다면 제발 좀 들어주세요. 캐디인 저희를 총괄하는 사람은 캡틴님이에요. 얕봐도 되겠다. 어리니까 아니 어리지만 할 말 다하는 애들이 있네 그런 애들은 덜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제발요 사람들 다 감정있구요. 출근해서 제발 사람들 괴롭히지 마세요. 그리고 같은 상황에서 무전도 차별화해서 하지마요.

 

저 재입사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이렇게 저를 밑바닥까지 망가뜨려 주신 건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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