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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종환 시장, “읍면장 성별 장벽 깨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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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환 파주시장이 광복 이후 75년간 남성공무원의 영역이었던 읍면장 보직을 여성공무원에게도 전격 개방하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산업건설 위주의 투박한 읍면행정이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골목 안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창조적으로 이끌어내 파주시 역점 시책 중 하나인 마을살리기 사업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환 시장의 이 같은 여성공무원 읍면장 배치 구상은 지난 2018년 10월 농업기술센터 김은희 과장을 농촌마을인 장단출장소 소장으로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최 시장은 임진강 건너 마을 주민들의 평화가 곧 ‘한반도 평화도시 파주’를 완성할 수 있는 중심축이라고 판단하면서 장단출장소와 주민의 관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여성공무원의 읍면장 임명에 동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최 시장은 “여성을 읍면장 직렬과 보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그동안 읍면지역이 상대적으로 동지역보다 면적이 넓고 근무여건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남성공무원을 중심에 두고 인사를 해온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김은희 장단출장소장의 경우 처음 발령냈을 때 장단주민들의 우려가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장기 재임을 청원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김은희 소장이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주민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져 그동안 농경사회의 남성 위주 고정관념이 깨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읍면장 보직에 대한 성별 장벽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파주바른신문이 1945년 8월 임진면사무소에 부임한 김동규 면장을 시작으로 2020년 7월까지 파주시 읍면장(출장소 제외)에 발령된 256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별을 분석한 결과 여성 읍면장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읍면지역에서 제외된 장단출장소 제1대 소장은 1979년 5월 부임한 이운영(6급) 씨이며, 제35대는 김은희 소장이다.


 전·현직 인사담당 직원 다섯 명에게 여성 읍면장 배제 사유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전에는 5급 여성사무관이 적었다. 그런 데다가 읍면장은 여러 형태의 비상근무가 떨어지면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가정살림과 체력 등으로 여성공무원에게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농촌에서 주민과의 중요한 소통 방법 중 하나인 음주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음주운전 근절 등 사회적 합의가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오히려 지역주민들이 술 대신 음료수를 권하고 있는 데다 가사 분담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여성을 가사도우미 정도로 인식했던 과거의 구시대적 발상은 사라져야 한다.”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인사를 담당했던 퇴직 공무원은 여성사무관을 읍면장에 배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성사무관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적어 어쩔 수 없었던 것이지 차별을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파주시가 여성공무원을 읍면장에 배치하지 않은 이유로 사무관 숫자가 적었다는 것을 들고 있는데, 2009년 7월 금촌2동에 발령난 사미영 동장의 경우를 보면, 파주시가 여성공무원을 의도적으로 읍면장에서 배제시키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사미영 동장은 금촌2동에서 2년간 근무를 한 후 2014년 7월 운정2동으로 발령이 났다. 그리고 다시 2015년 운정1동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정상적인 인사라면 굳이 세 번씩이나 동장에 임명하지는 않는다. 물론 최영목 운정1동장 같은 특별한 사례도 없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자치단체장은 여성공무원의 읍면장 배치를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파주군이 1996년 파주시로 승격됨에 따라 금촌읍이 두 개의 동사무소로 전환되면서 여성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권혁임 과장이 금촌2동장에 취임했다. 그 이후로 운정동을 포함 총 64명의 동장이 배치됐는데, 이중 남성이 48명, 여성이 16명이다.


 파주바른신문은 최종환 시장의 여성공직자 읍면장 배치 구상에 대해 여성사무관 17명에게 “75년간 남성이 독점한 읍면장 체제에 대한 입장과 여성을 읍면장에 발령냈을 때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는가?”라는 내용을 서면 질의했다. 이중 12명이 의견을 보내왔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읍면장의 남성 배치는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의 문제다. 이를 테면 성격이 주민과 잘 소통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남녀 모두 같은 입장이다. 분명한 것은 인사권자로부터 위임 받은 업무를 게을리 할 사람은 없다. 다만 여성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한 여성 사무관의 의견을 소개한다.
‘현재 인사처의 국가공무원 통계를 보면 전체 인원 중 여성이 50.8%이며 최근 몇 년간 신규 임용자의 경우 오히려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은 게 현실이다. 과거 여성 선배의 경우 대부분이 민원실이나 징수과 등 대민창구에서 많은 기간 근무했고, 팀장으로 승진을 해도 민원팀장, 호적팀장 등으로 일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9개 읍면 중 조리, 법원, 파주, 월롱, 파평면에서 여성이 총무팀장을 맡아 열심히 일할 정도로 여성의 업무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읍면사무소의 총무팀장도 과거에는 절대 가능하지 않은 자리였지만 지금은 성별의 차이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역의 여성단체와 호흡을 맞춰 섬세한 지역행정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문제는 여성 특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다수 여성공무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인사권자의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최종환 시장은 2018년 7월 취임 이후 성평등의 가치를 행정에 반영하는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 우선 여성의 잠재적 능력을 시민사회에 끌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성별영향평가제도’와 ‘여성 친화도시 준비’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여성정책전문위원을 임기제로 위촉했다. 앞으로 최 시장이 75년간 남성의 영역으로 고착화된 읍면장의 여성화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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