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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언제까지 숨죽여 살아야 하나... ” 언론, 작가 등 기지촌 찾아


사실 우리가 뭐 그렇게 죽을 짓을 했나요? 사람들이 우릴 인간 취급도 안 해요.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숨이나 좀 편하게 쉬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국가가 무슨 법을 만들어 먹고 잘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 같은데... 그것도 우리한테 필요하긴 하지만 사람들이 삐딱한 눈으로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승의 날인 15일 문산읍 선유리 식당에 모인 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방송국 취재진, 정치인, 사진과 글 작가 등에게 한 말이다

 

 할머니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가슴에 묻혀 있던 여러 사연들을 어렵게 털어놨다. 소녀가장으로 기지촌 생활 중 3년 만에 도망을 치다가 붙잡혔던 일, 열여섯 살 때 기지촌에 들어와 파주군청 공무원과 미군 헌병, 그리고 포주들로부터 미군에 대한 친절교육과 성병검진 등을 게을리 했다며 몽키하우스로 불린 성병관리소에 강제 수용됐던 일, 하루라도 약(마약)을 먹지 않으면 미군의 성적 요구와 포주의 폭력으로부터 견뎌낼 수 없었던 일들을 기억해냈다.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에 관한 조례제정을 준비 중인 이효숙 의원은 이날 할머니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기지촌 조례의 근본 취지는 할머니들의 명예를 찾아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발작가협동조합 장경선, 박인애 작가도 할머니들의 사연을 일일이 받아 적으며 앞으로 기지촌 여성의 삶을 다룬 책 출간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

 

 파주에는 한국전쟁 이후 경기도 미군 중 약 70%가 주둔했다.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선언됐지만 언제 다시 개전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남북한은 군사분계선 코앞에 병력을 집중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지촌은 파주 전역에 형성됐다. 1964년 파주시에 등록된 미군위안부는 4,800명을 넘었고 혼혈인도 150여 명이 출생했다. 미등록 여성까지 합치면 1만여 명이 넘었을 것이라는 게 당시 단속 업무를 맡았던 관리자들의 증언이다.

 

 그럼에도 파주의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언론은 그동안 기지촌에 만연된 인권유린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 폭력적 군사문화에 대해서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누구보다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지역언론의 태도는 한심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파주시의회가 입법 발의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대표발의자는 미래통합당 이효숙 의원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 법안을 발의하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파주시의회 의정활동을 뒤돌아보면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파주시는 반환 미군부대인 캠프하우즈 안에 기지촌 여성과 해외입양인들이 만날 수 있는 엄마 품 동산을 조성했다. 엄마 품 동산이 조성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미래통합당 김병수, 안명규 파주시의원의 노력이 있었다. 당시 파주시가 편성한 예산 10억 원을 손희정(현재 경기도의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삭감했다. 그러나 김병수, 안명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가까스로 5억 원을 살려냈다. 이렇게 조성된 엄마 품 동산은 파주시가 경기도로부터 100억 원을 받는 마중물이 됐다.

한국전쟁 시기인 19537월에 준공된 임진강 리비교를 철거하지 말고 그대로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파주시가 리비교 철거비 등 사업비를 편성해 시의회에 넘겼다. 최창호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역사적 보존을 들어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그러나 파주시민참여연대 대표 출신인 민주당 박은주 비례대표 의원 등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예산은 그대로 통과됐다.

 

기지촌 할머니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생활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파주시 기지촌 여성 지원에 관한 조례제정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주축이 돼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정체성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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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남편 추억 깃든 ‘리비교’와 함께 떠난 미군위안부” 사진은 미군 기지촌 여성이 1960년대 중반 임진강 리비교를 배경으로 찍은 모습이다. 1936년생인 이 사진 속 여성은 얼마 전 세상을 마감했다. 마을에서 깜둥이 엄마로 불린 이 할머니는 스물여섯 살에 미군클럽과 유흥주점이 즐비한 파평면 장마루촌에 들어왔다. 파평면 장파리는 영화 ‘장마루촌의 이발사’ 촬영 장소와 가수 조용필이 클럽에서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할머니는 매일 술 취한 미군이 득실대는 다방과 클럽에서 낮과 밤을 보냈다. 서쪽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하면 임진강 리비교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리비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1953년 7월 4일 건설했다. 임진강 너머 민간인통제구역 안에는 15개의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는데 저녁이면 일과를 마친 미군들이 미제물건을 어깨에 들쳐 메고 리비교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양키물건을 사려는 사람들과 미군병사를 꼬셔 술집으로 데리고 가려는 포주, 클럽 여성들이 뒤섞여 리비교는 매일 전쟁터 같았다. 할머니도 나중에 아이 아버지가 된 흑인 미군병사 ‘존슨’을 리비교 앞에서 만났다. 둘은 월셋방을 얻어 동거를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계약결혼이다. 그리고 196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