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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후보님들 우리 기지촌 사람들 기억해주세요.”


“이번에는 우리 기지촌 사람들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뽑힐는지 모르겠네요.”


 6·13 지방선거를 나흘 앞둔 9일 아침 박점순(70) 씨가 두 달째 입원해 있는 병원 목욕실을 나오며 한 말이다. 박 씨는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몸을 씻었다고 했다. 병원 냄새가 나면 사람들이 싫어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박 씨는 휠체어를 타고 파주 스타디움에 있는 금촌1동 사전투표소로 갔다. 선거사무원이 급히 나와 휠체어를 밀며 안내했다. 투표용지가 많아 기표 시간이 좀 걸리는 듯했다.


 박 씨는 열여섯 살에 파주 기지촌에 들어갔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칠순이 됐다. 박 씨는 4년 전 국가를 상대로 미군 기지촌 생활의 부당함을 법원에 호소했다. 법원은 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이제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다. 가장 아픈 곳은 가슴이다. 상처 위에 꽃이 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1976년 판문점 미류나무 도끼 사건 때 부상을 당해 미국으로 간 그 사람을 만나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박 씨는 “오늘의 내 한 표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국회의원이 유승희 의원과 공동발의한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는 뜻을 전했다.


 박 씨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하나같이 기지촌 때문에 망가진 북파주의 발전을 약속하고 있지만 정작 그 안의 상처를 치유할 공약이 없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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